▲ 초복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국내 가금업계는 AI 발생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올해 초복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중 최대 가금육 소비 시기인 초복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국내 가금업계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종계와 종계의 살처분 매몰로 병아리 공급량이 줄어듦에 따라 초복을 겨냥한 입식 수수도 대폭 감소했다. 또 AI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소비가 줄고 있어 올해 초복 경기가 암담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한 달여 남은 초복 대비 육계수수 1300만수…작년비 6% 감소
육용 병아리 가격 두배 껑충…'AI 조기 종식'이 소비 회복 관건


▲초복 대비 입식수수 전반적으로 줄어들어=가금육의 경우 전체적으로 초복대비 입식수수가 줄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복 대비 입식된 육계수수(계열업체 13곳 기준)는 1300만수다. 이는 지난해 1390만수에 비해 90만수(6%) 줄어든 수치다. 이는 지난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인해 육계계열업체들의 원종계와 종계가 살처분 매몰되며 병아리를 구하기 힘들어졌고, 가격 역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육용 병아리 가격은 올해 6월 기준 920원으로 지난해 420원에 비해 500원이 상승했다.

토종닭의 초복 대비 입식수수도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한국토종닭협회에 따르면 초복 대비 토종닭 입식수수는 주당 135만수로 추산하고 있는데 평년 입식수수인 주당 150만수에 비해 15만수(13%)가량 줄어든 것이다. 토종닭 업계는 초복 대비 토종닭 입식수수가 줄어든 이유로 AI 발생에 따른 전통시장 내 살아 있는 닭 거래 중지와 지역별 이동제한으로 보고 있다.

오리의 입식수수는 눈에 띄게 하락했다. 한국오리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복 대비 새끼오리 평균 입식수수는 430만수다. 이는 지난해 664만수가 입식된 것과 비교해 234만수(35%) 줄어든 수치다. 오리 업계는 지난겨울 AI 발생으로 인해 전체 오리사육수수의 38%(332만수)가 살처분 매몰된 것을 초복 대비 입식수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AI 여부에 달려 있어=지난겨울 AI 발생 여파로 인해 국내 가금육 업계의 초복 대비 입식수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소비 저하’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지난 2일에 소규모 오골계 및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재발함에 따라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보도를 했고, 소비자들의 AI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져 가금육 소비가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가금업계는 올해 초복 경기가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한 계열업체 관계자는 “2~3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초복 경기가 좋아 사육 농가나 계열업체들이 지난겨울 AI 발생으로 인한 적자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었다”면서 “하지만 2일에 AI가 재발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져 소비가 줄어들어 올해 초복 경기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국내 가금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초복 경기의 관건으로 AI의 조기 종식을 꼽았다. 이달 말까지 AI가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아야 소비심리가 조금이나마 되살아 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AI가 이달 내에 발생하지 않으면 초복 경기를 고려해 정부가 이동제한을 빠르게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북지역의 한 토종닭 사육 농가는 “현재 이동제한으로 인해 65일령이면 출하를 해야 하지만 80일령까지 사육하며 사료만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AI가 이달 말까지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다는 조건 하에 정부가 초복 경기 회복을 위해 빠르게 이동제한을 해제해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