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으로 농산물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감소하는 것과 해당 품목의 가격 흐름은 민감한 관계에 놓여 있다. 재배 면적 동향은 TRQ(저율관세할당) 물량 등 수입 물량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이에 수확 전 조사 기관에선 주요 품목에 대한 재배 면적 통계 조사가 이뤄지고, 이는 한 해 농사 성패를 가를 수 있을 만큼 큰 파급력을 행사한다. 주요 민감 품목인 마늘과 양파도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각 품목의 가격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확 전 이들 품목의 재배 면적 추정치를 조사했던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통계청의 재배 면적 통계 조사도 현재의 가격대 형성과 맞물려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통계청 재배면적 조사는
마늘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평년수준 전망
양파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인 1만9538ha 추정

●농경연 재배면적 조사는
양파 재배면적 1만7960ha, 전년비 큰 폭 감소
마늘은 2만2220ha로 평년과 지난해 중간 수준

●통계조사 여론 고조
현재 마늘값 크게 오르고 양파는 평년값 웃돌아
농경연 전망치와 비슷…통계조사 일원화 목소리   


▲수확 전 양 기관의 재배 면적 통계 차이는=통계청은 4월말 2017년산 마늘·양파 재배 면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마늘은 2만4864ha에서 재배돼 평년의 2만4831ha와 비슷하고, 지난해의 2만795ha보다는 19.8%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4월초 농경연 농업관측본부의 조사치에선 마늘 재배 면적이 2만2220ha로 파악돼 지난해와 평년의 중간 지점에 놓여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양파의 경우엔 통계청 조사를 토대로 보면 올해 1만9538ha의 양파가 재배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1만9896ha와 비슷한 재배 면적이었고, 평년의 2만157ha와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농경연은 올해 양파 재배 면적이 1만7960ha로 추정해 평년과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의 가격대는=농산물유통정보(www.kamis.or.kr)에 따르면 14일 현재 마늘 난지 1접 평균 도매가격은 2만5000원을 보이는 등 최근 2만5000원 내외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기간 평년은 1만9567원, 지난해는 3만3040원의 가격대를 보였다. 통계청 재배 면적 통계를 대입하면 올해 재배 면적이 평년과 비슷했지만 가격은 평년보다 28%나 올라섰다. 아무리 소비 심리 등의 변수가 있다하더라도 재배 면적이 비슷한데 가격대가 28%나 상승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농경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면 평년보다 올해 재배 면적이 2600여ha나 감소했기에 평년보다 가격이 높은 것은 이해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양파를 보면 최근 1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1100원 내외이다. 지난해의 752원, 평년의 791원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치를 보면 평년과 지난해와 비슷한 재배 면적 추정치를 올해 나타냈기에 이런 시세 상승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농경연 통계에선 평년과 지난해보다 올해 양파 재배 면적이 크게 줄었기에 일정부분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수확철인 최근의 마늘과 양파의 가격대를 보면 재배 면적 통계 조사는 농경연이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원화 목소리 힘 받아=양 기관의 재배 면적 통계치가 발표됐던 당시, 조사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나자 우려의 목소리가 팽배했다. TRQ 물량 배분에서부터 수급조절까지 수확철 직전에 나오는 재배 면적 통계 조사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주요 품목별로 반복되는 현상이기도 했다. 봄엔 마늘과 양파, 가을엔 김장 배추와 무의 재배 면적 추정치가 매년 상이해 해당 품목 농가와 산업 관계자들의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해 왔던 것이다.

이에 양 기관의 조사를 일원화하는 등의 재배 면적 통계 조사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조사 방식의 통일성을 기한다거나 적어도 좀 더 넓은 표본으로 통계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늘 업계 관계자는 “통계가 정확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농가를 비롯해 해당 산업이 받게 돼 있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주요 품목의 재배 면적 통계 조사를 현실에 맞게 과감히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