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매출원가율 조사
제품가격 올린 10곳 중 8곳
작년말 기준 전년비 1.1%p 하락 


식음료업체 10곳 중 8곳이 매출원가율(매출에서 제품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하락했음에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운 업체들의 설명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12일 기업평가기관 CEO스코어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제품 가격을 올린 주요 식음료업체 10곳의 매출원가율을 조사한 결과, 업체 주장과 달리 2곳을 제외한 나머지 8곳의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 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업체별로 보면, 농심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원가율은 67.8%로 1년 전에 비해 1.4% 포인트, 삼양식품도 매출원가율이 74.4%로 1.0% 포인트 떨어졌음에도 두 업체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초 라면 가격을 각각 5.5%씩 인상했다.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전년 동기 대비 오비맥주가 1.4%포인트, 하이트진로 0.6% 포인트, 코카콜라음료 1.4% 포인트, 롯데칠성음료 1.0% 포인트 각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지만 맥주나 음료 가격은 오히려 5% 이상 올랐다. 치킨프랜차이즈업체 BBQ도 매출원가율이 0.5% 포인트 하락했지만 치킨 값을 올려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다. CJ 푸드빌도 매출원가율이 0.8% 포인트 떨어졌지만, 빙수와 빙과류 값을 올리는 등의 행태를 보이며 주요 식음료 대기업들이 가공식품의 물가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관련 소비자단체들이 모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기업의 가격 인상이 타당성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렬에 편승하는 ‘꼼수 인상’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감시와 기업들의 가격 인상 방침 자제를 촉구했다.

소협은 “그간 각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 주요 원재료비 인상,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주장했으나, 소협의 분석 결과 기업이 주장하는 요인들은 가격 인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꼼수인상으로 보인다”며 “정부에서는 가격담합, 과점시장에서의 가격 동조화 현상 등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할 것이고, 기업도 소비자에게 신뢰를 되찾고 윤리성 회복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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