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 상품 2만1314원…전년가격 크게 웃돌아
저장업자 창고계약 늘리면서 저장물량 확대 탓
이러다 수입증가 우려…농가 출하 미뤄선 안돼


국내산 양파 가격이 연일 상승세라는 보도에 대해 산지에서는 조만간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농가들이 현재 양파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보단 정상적인 출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생산자단체와 저장업체, 수급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산 양파 수급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긴급 수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현재 조생종과 중생종 양파는 만생종 양파의 수확지연에 따라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양파 20kg 상품 도매가격은 4월 2만4540원, 5월 2만400원, 6월 13일 현재 2만1314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양파 가격은 4월 2만7725원, 5월 1만4680원, 6월 1만4495원이다. 가격으로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양파 가격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게 산지의 해석이다. 산지의 관계자들은 지난해 양파 가격이 높았던 경험에 따라 올해 저장업자들이 저장창고 계약을 늘리면서 임대료 등을 감안해 저장물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저장물량을 늘리면서 농가들에게 높은 거래금액을 제시하면서 농가들 역시 출하를 미루고 있는 것이 양파 가격과 연계되고 있다는 얘기다.

산지의 한 농협 관계자는 “소위 말해서 저장업자들이 가격을 다 흐려 놓고 있다. 농협의 계약재배 가격 보다 더 준다고 하니까 농가들이 계약재배 물량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일부 민간에서는 고율관세를 감안하더라도 중국산 양파를 수입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도 현재처럼 농가들이 출하를 미뤄 수급이나 가격이 불안정할 경우 TRQ(저율관세할당) 물량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얘기들이 산지에 돌자 실제로 물량을 크게 취급하는 저장업자들 사이에서 물량 확보에 발을 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6월 중순부터 만생종 물량이 출하가 시작될 경우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저장업자들의 농가 거래를 중단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가격 인상을 기대해 물량을 갖고 있는 농가들은 오히려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농가들이 가격 인상을 기대하기 보다는 적정 출하로 가격 안정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역시 수확기 양파 가격 안정을 위해 저장물량의 확대 보다는 적정 물량을 시장에 출하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양파와 대체성이 있는 다른 채소류의 출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당부하고 있다.

또 다른 산지 농협의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으로 출하를 미루게 되면 결국 수입 양파가 들어와 가격이 떨어진다. 이러한 악순환은 국내 양파 산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양파 가격이 높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가정용 양파가 1년에 20kg 정도가 된다. 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2만원 정도가 된다”며 “지금 양파 가격이 일시적으로 높은 것을 두고 연일 폭등이라는 표현이 과연 맞는지 묻고 싶다”고도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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