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벤처포럼

▲제 27회 농어촌벤처포럼이 5월 31일 aT센터에서 개최됐다.

기술자체가 목적 될 경우 농민들 경쟁 내몰릴 것
한국 농산물 하면 떠오르는 방향·목표 설정해야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선도적 투자가 필요하지만 정책방향과 목적은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관련 기술이 농업발전의 수단으로 필요한 것이지, 기술개발 자체가 목적이 될 경우 농민들이 더욱 경쟁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사)벤처기업협회와 농어촌벤처포럼은 5월 3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식품 벤처기업의 기업가정신 함양과 글로벌 가치사슬 진입전략’을 주제로 제27회 농어촌벤처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농업과 농촌과 관련된 전후방산업의 혁신을 통해 농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농업과 기업가정신’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4차 산업과 관련 농식품분야의 정확한 방향과 목표설정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 농산물이라고 하면 대량생산, GMO(유전자재조합식품)가 떠오르고, 일본은 깔끔하다는 것과 방사능오염, 중국은 가격이 싸다는 것과 가짜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며 “그런데 대한민국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없는데,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확한 방향과 목표를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 회장은 AI(조류인플루엔자)와 밀식사육방식 등을 예로 들면서 드론이나 로봇기술 등과 관련된 기술자체가 목적이 될 경우 농민들은 더욱 도태되고 경쟁에 내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축을 키우는 것이 건강한 먹거리 생산이란 목적에서 돈 되는 상품의 생산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고, 밀식사육방식이 최첨단, 자동화, 현대화라는 표현으로 보급된 것과 AI발생 재발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용 회장은 “농업분야 4차 산업을 거론할 때 드론, 식물공장, 무인수확기계 등등을 이야기하는데, 이런 것이 목적인지 수단인지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며 “드론이나 로봇기술은 대량생산을 가능케 하는데, 이런 수단이 목적이 될 경우 쌀값 폭락과 같이 사회적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강용 회장은 “무엇이 첨단이고, 현대화이고, 어떻게 바꾸는 것이 4차 혁명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인간의 삶의 본질을 생각하지 않는 발전은 자칫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인공지능(AI) 인플루엔자를 만들어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어서 남재작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전략기획실장은 ‘농산업 생태계 중심의 농업 발전 방향과 국내 농(벤처)기업 해외진출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농산업 발전을 위한 실행과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농업GDP정체, 농업인구 감소 및 고령화, 농업에 대한 직접투자 감소 등으로 산업이 정체돼 있지만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농업전후방 산업의 일자리 잠재력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관련, 그는 “길이 있어 가는 게 아니라 내가 가서 길이 생기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선도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농업 빅 데이터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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