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 의문

대형마트 휴무일보다 영업일에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휴무일 지정으로 인해 농산물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 휴무일 지정으로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전통시장마저 그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비감시단인 E컨슈머(회장 김재옥)는 최근 소비자들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백화점 이용 행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유통업체 영업시간 규제가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에 소비자의 접근성 및 편의성 등을 바탕으로 한 이용행태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기 위함이었다.

서울 광장시장과 신원시장, 부산 남항시장, 광주 양동시장, 청주 육거리시장 등 주요 소비지에 위치한 전통시장 방문 소비자수를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 휴무일에 전통시장 방문 소비자 수가 더 많은 것은 서울의 신원시장뿐이었다. 신원시장은 대형마트 휴무일에 1일 기준 3191명이 찾은 반면 영업일엔 2975명이 방문했다.

반면 이외 4개 시장에서는 대형마트 영업일에 전통시장 방문 소비자 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광장시장은 대형마트 휴무일에 5000명이 찾았지만 영업일엔 5683명이 방문했고, 이외 양동시장이 대형마트 휴무일엔 3758명, 영업일엔 4250명, 남항시장도 대형마트 휴무일엔 2568명, 영업일엔 3716명이 찾아 광장시장과 비슷한 동향을 보였다. 육거리시장 역시 대형마트 휴무일에 전통시장을 찾은 이(5260명)보다 대형마트 영업일에 찾은 이(5494명)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도 휴무일보다 영업일에 전통시장 방문 소비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컨슈머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의무휴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휴무일보다 영업일에 전통시장을 더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통계적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휴무는 전통시장 방문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대해 E컨슈머 측은 국내 유통업계 상생 발전 및 소비자 효용 증대를 위해 소비자 측면에서 유통규제 및 지역별, 유통업계별 경쟁력에 대한 소비자 평가와 인식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지정은 국내산 농산물 소비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초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농업부문에 미친 영향’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대형마트의 영업규제로 농산물 판매와 소비가 위축되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당시 전국 197개 산지유통센터(APC)와 도매시장 경매사 및 중도매인에다 중소마트에 대한 설문조사, 대형마트 매출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영업규제 이후 납품물량이 평균 약 3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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