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수급조절협의회 회의

돼지고기 소비 성수기인 올해 6월까지의 높은 돈육가격 형성과 8월부터 10월까지 돈육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 시기별 돼지 수급 및 가격 안정 매뉴얼이 수립됐다.

4~6월 '가격상승구간' 가격안정 캠페인·할인행사 실시
8~10월 '가격하락구간' 출하 감축 농가 계도 등 진행


양돈수급조절협의회는 지난 5월 26일 김유용 수급조절협의회장, 이병규 대한한돈협회 회장 등 협의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 회의실에서 2017년도 첫 회의를 개최했다. 양돈수급조절협의회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돼지고기 소비량 증가에 따른 고돈가 분위기 장기화와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로 인한 가을철 가격 폭락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돼지 수급 및 가격 안정 매뉴얼 수립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에 수립한 가격 안정 매뉴얼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월별 돼지가격 전망과 대한한돈협회 양돈전산관리프로그램인 ‘한돈팜스’ 수급전망 자료를 토대로 돼지가격 상승 및 하락 구간을 각 시기별로 설정하고, 이 시기에 들어가면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하기 전에 미리 가격 안정 방안을 가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회의에서 가격 안정 매뉴얼에 대한 설명을 맡았던 대한한돈협회 최재혁 과장은 “기존에 수립했던 가격 안정 매뉴얼은 가격 안정 방안이 돈육 가격대 별로 작동하도록 설계 돼 있어 매뉴얼이 작동할 때는 이미 고돈가 상황에 있거나 가격 폭락 상황에 있어 실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를 고려해 이번에는 예측할 수 있는 가격 상승 및 하락 시점을 기준으로 매뉴얼 발동 시기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돼지 수급 현황=돼지고기 수요 대비 도매시장 출하물량이 줄면서 돼지 지육가격(탕박)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농경연에 따르면 4월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원 이상 높은 kg당 5105원을 기록했고, 5월도 넷째 주까지 전년보다 200원 이상 오른 5205원을 나타냈다. 6월에는 연중 최고인 평균 5600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같은 고돈가 분위기 속에 농가의 사육 의지가 높아져 올해 평균 모돈 수는 98만~100만 마리로 지난해 97만7000마리보다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모돈 수 증가로 돼지 생산량이 증가, 등급판정 마릿수도 1664만 마리(2016년 1650만)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등급판정 마릿수 확대는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87만5000톤 대비 1% 늘어난 88만4000톤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고돈가 대응 대책=5월까지 집계된 가격 및 농경연에서 예측한 향후 돼지고기 가격을 살펴보면 4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6월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7월부터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다. 지난해와 평년 가격도 이와 유사한 흐름.

양돈수급위원회는 이에 따라 4월부터 6월까지를 고돈가 시기인 ‘가격상승구간’으로 정하고, △출하두수 확대 관련 농가 홍보 및 계도 △농가 지급률 자율조정 캠페인 △한돈인증점 가격 안정 캠페인 △한돈몰 및 대형 유통점 한돈 할인 운영 행사 △소비 촉진 관련 사업 일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출하두수 확대 관련 홍보에선 조기 출하를 통해 출하 두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MSY(어미돼지 한 마리당 연간 출하 마릿수) 향상을 바탕으로 출하 두수를 늘리도록 계도해 나가게 된다.

지급률은 탕박 기준, 가격이 3700원~5200원 미만인 경우 현행 지급률을 유지하고, 5700원까지 오를 경우 -1%, 5700원 이상으로 상승하게 되면 -2% 조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돈인증점과 온·오프라인 유통점에서 시행하게 되는 가격 안정 행사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지원을 통한 할인 판매 형식으로 진행된다. 

▲저돈가 대응 대책=양돈수급조절협의회는 물가상승률 연3%를 반영해 올해 돼지 생산비를 3729원으로 추정했다. 양돈수급협의회는 돈육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는 8월부터 통상적으로 최저점을 기록하는 10월까지를 ‘가격 하락 구간’으로 정하고, 이 시기에는 가격 안정을 위해 △출하 두수 감축 관련 농가 계도 △소비촉진 행사 △국내산 돼지고기 우수성 및 대체 부위 홍보 △도매시장 수매 및 후지비축 사업 △대북 한돈 및 김장 전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생산비 이하 가격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긴급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출하 두수 감축은 단기적으로는 출하 체중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위축 자돈·환돈 조기 도태, 모돈 자율 도태, 농장 신축·확장 및 입식 두수 확대를 자제하는 것이 골자다.

소비촉진 행사는 지역 축제, 대형마트, 한돈몰, 대형급식소 등을 통해 진행하고, 소비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국내산 돈육의 맛과 영양학적 우수성 및 삼겹살·목살 대체부위에 대한 홍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돼지고기 수매 및 후지비축 사업은 돼지 가격 안정을 위해 목우촌, 양돈조합 등 1차 육가공업체들이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물량을 우선 구입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수매한 돼지가 돈가가 높은 시기에 시장에 풀릴 수 있도록 비축 의무 기간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돼지고기 대북 지원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통일부 등 관계기관 및 단체의 협의를 통해 실제 지원 유무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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