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 3만1300원 전망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 7~9월 쌀 단경기 산지쌀값을 20kg 기준 3만1300원으로 전망했다. 80kg 환산 12만5200원으로 연초 농경연이 농업전망에서 제시한 단경기 쌀가격 13만5000원에 비해 7.8%나 낮은 가격이다.

농경연은 6월 농업관측에서 올 단경기 쌀값이 현재보다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확기(10~12월) 평균쌀값이 3만2452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3만1836원까지 떨어지면서 1.9%의 역계절진폭을 보였다.

이어 단경기에는 현재보다 가격이 더 떨어져 20kg 기준 3만1300원을 나타낼 것이라는 것. 농경연의 전망대로라면 단경기 역계절진폭이 3.5%까지 커지면서 역대 최악의 쌀값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산지쌀값 하락에 대해 농경연은 경영여건이 좋지 못한 산지유통업체의 저가쌀 밀어내기와 감소하는 쌀 소비, 유통업체의 시장행위 등에서 원인을 찾았다. 농협 등 통합RPC를 운영하고 있는 일부 산지유통업체들은 최근 3년 넘게 경영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며, 재고문제를 풀기 위해 쌀 판매를 늘려왔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 수확기 이후 1~4월 산지유통업체의 쌀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7.8% 증가한 74만3000톤으로 집계됐다. 농협의 판매량이 동기대비 7.4% 늘어난 62만6000톤, 민간RPC의 판매량이 10.1% 늘어난 11만7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확기 벼 매입이 많았던 것도 원인이지만 연이은 경영여건 악화로 재고부담이 큰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저가 출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쌀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수확기 이후 산지유통업체의 원료곡(벼) 매입량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산지 조곡거래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쌀 판매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산지유통업체 재고량은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소폭 늘었다는 점이다. 농경연 집계에 따르면 4월 기준 산지유통업체 재고량은 81만7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000톤 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16년산 쌀은 10월 상순경에나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 3개년 5~9월 월평균 순판매량을 고려한 것이다.

한편, 이달 초 논벼 표본농가를 대상으로 실시된 벼 재배의향조사에서는 재배의향면적이 75만5000ha로 나타났다. 전월 조사치에 비해 1000ha가량이 추가로 감소한 것이긴 하지만 농식품부의 적정생산목표면적 74만4000ha에 비해서는 여전히 1만1000ha가 많은 것이다.

농경연은 이에 대해 향후 정부의 쌀 적정생산유도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실제 재배면적은 다를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이미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모내기가 끝이 나가는 상황이고, 벼 재배의 경우 논물대기와 함께 재배면적은 확정된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생산면적이  감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쌀생산조정제 예산이 올해 추경에 반영될 경우 이미 재배에 들어간 논벼에 대한 생산 감축은 가능해 보인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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