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천 상지대학교 교수

현 단계의 농산물인증 중 대표적인 제도가 GAP와 친환경농산물이다. 따라서 두 제도가 관계정립과 개선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길을 모색해 볼 때이다. 두 개의 길로 따로 또 같이 가자는 것이다. 그 첫 번째 길은 두 제도의 영역을 구분해서 재정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인증로고의 디자인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최소한 유기농산물과 로고가 GAP 등과 시각적으로 구분되게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인증로고 차별화 되도록 재정비

현재 정부의 인증관리는 친환경농수축산물(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유기축산물, 무항생제축산물, 유기가공식품, 친환경수산물)과 안전(GAP, HACCP), 지리적 표시, 전통식품, 식품명인 등이 하나의 도형에 명칭 표기만 달리하고 있다. 이는 농산물 인증관리에 통일성이 있어서 좋으나 각 인증품의 차별성이 시각적으로 구분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인증마크와 인증종류, 인증내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와 내용이해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산물은 합성화학농약과 합성화학비료 등 화학농자재의 사용을 안 하거나(유기) 최소화(무농약)하는 것을 말하고 궁극적으로는 농업환경을 보호하는 데 두고 있다. 이에 비해 GAP는 농산물 중 생산단계에서 판매단계까지 이력관리가 우수한 것으로 일반적인 농산물보다는 ‘안전하고 위생적’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제도이다. 관리가 잘 되었다는 것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같지 않을 수 있고, 일반농산물에 비해 얼마나 우수한 것인지를 검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친환경농산물은 환경과 안전성 등 다원적 가치가 크고, GAP는 위생적으로 안전하다는 데 주안점이 있다. 농산물위해요소(안전성을 해치는 미생물, 합성화학물질)를 줄이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소비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증제도는 소비자의 인지와 인식도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소비자는 상품에 표시된 인증마크를 보고 내용을 인식한다. 소비자가 쉽고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차별화해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GAP의 친환경성을 높여야 한다. GAP는 국민 먹거리의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높이고 국민건강을 증진시켜 소비확대와 농가소득에 기여하기 위해서 만들었다. 나아가 저투입 지속가능한 농업을 통해서 환경보호를 하는 것도 시행 목적이다. 그러므로 제초제 사용을 안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친환경농산물 안전성 관리 보완

친환경농산물은 환경보전가치로 국민세금으로 직불금을 지급하고 있다. 소비자도 농업과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인식을 갖게 될 때 국민공감대가 형성된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농업임을 상징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 이타적 관계’를 강화시켜주는 제도이다. 그 가치를 국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공감대 형성을 통해 그 다원적 가치를 정책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에도 GAP와 같이 포장과정 등에서의 안전성 관리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비용부담이 안된다면 두 인증을 동시에 받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길은 식량자급의 핵심 농산물인 쌀에 대해서는 GAP와 유기농산물인증을 전면 확대하는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농업부문에서 가장 큰 이슈가 쌀 과잉 문제이다. 최근 대선을 치르면서 생산조정제가 중론으로 나타났다. 이는 쌀 생산을 하지 않거나 타 작목을 재배하면 보조금으로 보상하는 제도이다. 단기적으로는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고령농가나 농사짓기 어려운 농지에서는 참여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난제가 따른다.

이제는 식량자급 기반을 유지하고 농가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농정의 중심 목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쌀 생산을 점진적으로 유기농 중심으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경험적으로 보면, 유기농으로 전환하면 면적당 쌀 생산량이 10% 정도 감소한다. 제값을 받는다면 농가소득도 상승할 수 있다. 또한 농지의 지력보전을 위해 순번제로 휴경, 녹비작물 재배, 유기축산용 조사료를 재배하는 정도라면 순환농업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원적 직불제와 유기농 쌀 영구적 직불제가 시행돼야 한다. 유기농 쌀은 학교 등 공공급식으로 우선 공급하고 건강식품에도 활용하면 된다.

GAP 농산물은 친환경성 높여야

요컨대, 유기농산물 인증마크는 GAP 등과 도형을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적어도 쌀 만큼은 모두 GAP 인증 또는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게 해 증산에서 품질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쌀 과잉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식량자급률 목표제’를 제시한다면 우리 농업도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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