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저수지 소양강 물 끌어와 120미터 높이로 퍼올려

▲봄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소양강댐의 물을 끌어와 춘천시 신북읍 조연저수지에 채우고 있다. 정낙교 본부장(사진 오른쪽)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지난 25일 오후 2시30분 춘천시 신북읍에 위치한 조연저수지에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3km 떨어진 소양강댐에서 물을 끌어와 120미터 높이의 저수지로 퍼 올리는 ‘가뭄대비 농업용수 확보 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211ha의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량 100만㎥ 규모의 조연저수지의 저수율이 60% 밑으로 떨어지자 비상대책의 일환으로 이 작전을 실시한 것이다.<관련기사 4면>

이 현장을 지켜보던 농업인 박종만 씨는 가슴을 쓰러 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가뭄으로 논바닥이 바르면 결국은 농민 주머니가 마른다. 최근 몇 년 동안 반복되는 봄가뭄이 농업인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며 박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4일 강원도 지역에 봄비가 조금 내렸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6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2일까지 강원도 누적강수량은 134.4㎜다. 이는 1973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평년 강수량인 252.3㎜와 비교하면 53.1%로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강릉시 오봉저수지와 고성군 학사평저수지는 현재 저수율이 각각 47.1%, 48.6%로 평년 저수율인 82.3%, 81.7%와 30% 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강원도 저수지의 상황은 거의 이와 비슷하다.

강원도는 ‘가뭄대비 영농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해갈될 때 까지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축산반, 융통원예반, 농업용수반, 관계기관반 등 4개 반을 편성해 단계별로 운영하고, 시·군,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 NH농협 강원지역본부도 함께 가뭄대책상황실을 편성 운영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논보다 밭이 많은 강원도의 특성상 밭작물과 과수농가들의 가뭄은 더 심각하다. 현재 모내기는 96%이상 끝났지만 밭작물은 정식이 70% 수준에 머물러있어 가뭄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춘천에서 복숭아 과수원을 경영하는 윤 모 씨는 “최근 들어 봄이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가뭄이 반복되고 있지만 기존의 농업용수공급은 논농사를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밭농사가 가뭄에 더 취약하다”며 새로운 농업용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릉시 왕산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최 모 씨도 “25일쯤 모종을 밭에 심으려고 했는데 가뭄으로 심지 못해서 웃자라고 있다”며 “정해진 시간에 정식하지 못하면 수확이 급감하는데 봄가뭄 피해는 가을 수확기까지 이어 진다”고 봄 가뭄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농업인들과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봄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 소규모 저수지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저수량은 전체 강수량의 27% 수준으로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낙교 농어촌공사 강원본부장은 “물은 펑펑 쓰고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필요 한 만큼 써야한다는 생각으로 물의 사용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안정적인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원=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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