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된 선박 1만2000척
10%만 국내 조선소 발주해도
해운·조선 고용 증대 효과 커


율곡 이이가 십만양병설(十萬養兵設)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면 십만양선론(十萬養船論)으로 해양수산업을 지키고자 하는 이가 있다. 목익수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이 그이다.

지난 23일 수산전문지와의 간담회에서 목 이사장은 “해운과 조선이 무너졌다고 하지만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10만여척의 선박이 있다”라며 “십만양선론은 지금의 십만 척을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차세대 선박으로 양선해, 이를 기반으로 해양강국의 명성을 되찾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내에서 운항 중인 노후선의 현대화를 통해 다양한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에서 운항 중인 선박 중 선령이 20년 이상 된 선박은 1만2000여척이 넘는다. 이 노후선 중 10%만 국내 조선소에 발주해도 해운과 조선, 수산업계의 고용을 증대시킬 수 있고 고급인력의 해외유출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목 이사장은 “한시바삐 과감한 정책자금 지원으로 10만척의 중·소 내항선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이고 강한 내수시장을 구축해야 한다”며 “요즘 백가쟁명 식으로 일자리를 만들자고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십만양선’ 만큼 확실하고 부대효과가 큰 사업은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율곡이 434년 전 주장했던 십만양병설은 실현되지 못해 국난을 당하고 말았지만 ‘십만양선’으로 무너져가는 우리의 조선·해운·수산업을 되살리는 기반이 되길 바란다”며 “노후선 교체정책을 통해 생기는 폐선을 어초로 활용한다면 풍요로운 바다를 만드는 길이 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 그는 “새정부가 제1국정 과제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둔 것을 감안해 대책회의를 가졌다”면서 “우선 공단은 어선 거래시스템 운용 등 신규 일자리 창출과 주무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계획은 해양사고 방지. 목익수 이사장은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만(萬)사(事)안(安)통(通)으로 정하고 해양사고 방지를 위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며 “1인 1선박 케어십(Care Ship) 제도 등 새로운 대책도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무상점검서비스 등 맞춤형 고객만족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다양한 해양사고 예방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감으로써 안전한 조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목 이사장 “공단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어업인 여러분 스스로 안전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비와 점검도 자주하고, 안전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 공단에 문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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