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 지사가 20일 서산A지구를 찾아 가뭄대책을 점검하고 농업인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경기와 충청 일부지역의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영농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충남 서북부 간척지 및 일부 지역 벼농사 지대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뭄이 심각하고 이에 따른 염해가 예상돼 농민들은 자칫 모내기를 못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간월호 저수율 평년 절반 
염도도 이앙 한계 웃돌아
안희정 지사 등 현장 점검

보령댐 저수율도 사상 최저
모내기 농업용수 공급 비상


22일 충남도에 따르면 천수만A지구 간척지의 농업용수원인 간월호는 저수율이 44%로, 평년 저수율 82%의 54% 수준이다. 문제는 염도인데, 충남도농업기술원이 조사한 결과 간월호 염도는 현재 0.4% 이상을 기록해 이앙 한계(0.25∼0.28%)를 훨씬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모내기 급수는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본격적인 모내기철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염해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뭄의 심각성을 인지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20일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과 서산 천수만A지구 간척지를 잇달아 찾아 이완섭 서산시장과 김석환 홍성군수, 도의회 맹정호·김종필·이종화 의원, 농어촌공사 김병찬 충남지역본부장과 민흥기 천수만사업단장, 유찬형 농협충남지역본부장, 농민 등과 가뭄 극복 대책을 점검했다.

이우열 천수만AB지구경작자연합회장 등 농업인들은 가뭄 상황을 설명하고 염해 원인 파악, 염도 측정 및 이에 따른 올해 벼 재배 지속 가능 여부 판단, 예비 못자리 준비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물 관리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예비 못자리를 비롯해 도와 시군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령댐 저수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하류인 부사간척지의 염해도 커지고 있다. 못자리 기간인 4~5월의 적정 염분농도는 1000ppm 이하인데, 5월에는 2800ppm(지난해 900ppm)까지 올라갔고 바다와 인접한 하류는 무려 3600ppm에 달해 모내기 피해 및 농업용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밖에 서산B지구 간척지가 있는 태안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태안읍과 남면(B지구 일대), 안면읍 독개, 소원 모항저수지, 원북면 88답 등이 한해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 지역 농민들은  “매년 가뭄이 발생하면 그때서야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며 “중앙정부, 지자체 및 관련 기관이 협력하여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이의 시행을 통해 앞으로는 영농 걱정을 하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 지역도 극심한 가뭄으로 강수량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도내 342개(농어촌공사 관할 95개, 시군 관할 247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49.5%를 기록, 평년 저수율 77.4%에 비해 27.9%P 낮았다. 특히 유효저수량 1200만톤으로 도내 3위인 안성 금광저수지는 저수율이 16.4%에 불과했다.

도는 이에 따라 올해 가뭄대책사업비로 237억원을 편성한 데 이어 40억원을 이번 1차 추경예산에 추가로 반영한 상태다.

한편 농식품부는 경기와 충남 지역의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 국고 32억원·지방비 8억원 등 총 40억원의 긴급영농급수대책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원한 대책비는 지역상황에 따라 간이양수장 설치나 용수원 개발, 양수장비 보급 등에 쓰인다. 

윤광진·이장희·이진우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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