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가 높아 농업 소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원예산업이 생산자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의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특히 수급조절에 있어 생산자나 품목별 조직이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생산자·품목조직이 자율적 수급 조절토록 기능 강화
농가조직화로 공동판매 확대…시장교섭력 확대 필요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안양대학교 교수)은 최근 원예산업의 현황과 미래 발전과제라는 신유통 포커스를 통해 원예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발전 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원예산업 생산액은 2015년 기준 15조7000억원으로 전체 농업 생산액의 35%를 차지해 중요성이 큰 산업이다. 이러한 생산액은 2006년부터 연평균 1.7%씩 성장했으며 2015년 생산액은 2006년 대비 16.5%나 증가했다.

이처럼 원예산업의 생산액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지만 실제 재배면적은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재배면적은 2006년에 비해 오히려 0.5% 감소한 51만9000ha 수준이다. 이는 원예산업이 부가가치가 높아 농가 소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원예산업의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농업 소득은 여전히 정체돼 있다. 특히 농가 판매가격 지수를 농가 구입가격 지수로 나눈 농가교역 조건은 점차 감소해 원예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농업경영비 역시 비료, 종자,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2000년 이후 연평균 5% 이상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김동환 원장의 분석이다.

이러한 원예산업이 최근 인구구조의 변화, 저성장 경제 기조, 소비자 태도 변화, 유통구조의 변화 등 외부적 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어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생산자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소비자 중심적 경영을 강화하는 등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 및 수입 농산물에 대한 태도 변화 등을 고려할 때 국산 원예농산물의 품질 경쟁력 강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우량 품종의 지속적 개발이 필요하며, 소비자 기호 변화 및 소비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신품종 개발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생산비 절감을 위한 방안으로 밭농업 기계화의 적극 추진과 더불어 경지정리 등 생산기반 정비 및 규모화 추진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원예농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농가조직화를 통한 공동판매 확대로 농가 교섭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지조직들 역시 공동계산이나 계약생산으로 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원예농산물의 품질개선과 안전관리 효율성을 높여 시장 교섭력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김동환 원장은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해 원예농산물 수급관리를 해 왔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앞으로는 생산이 과잉되는 품목은 생산자 스스로 공급물량을 감축해 시장에 적정량이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품목별 전국 조직이 실질적인 물량 조절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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