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농식품 수출업체들이 ‘주목’해야할 시장이었던 아세안이 이제는 ‘주요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는 우리 농식품을 즐기는 현지 젊은 소비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태국도 마찬가지. 동남아 한류의 중심지 중 한 곳인 태국에서는 드라마를 비롯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며, 딸기와 라면 등을 비롯한 각종 우리 농식품이 고급 식품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태국 방콕에 위치한 두싯타니 대학교(Dusit Thani College)에서 호텔조리학을 공부하며 글로벌 얍(Global YaFF)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김나은 씨를 통해 우리 농식품의 인기를 확인해본다.

매운맛 강한 불닭볶음면 인기
부드럽고 당도 높은 한국딸기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 난항 



▲태국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식과 한국 농식품은 무엇인가.

더운 날씨 때문에 태국인들은 식사 후 달콤하고 시원한 디저트를 꼭 챙겨 먹는다. 이에 빙수 같은 디저트가 굉장히 많이 발달돼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태국에서 ‘한국식 빙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재작년부터 한국산 빙수를 선보이는 가게들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지금은 규모가 작은 가게에서도 한국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국에서 ‘먹방’이 인기가 높듯 태국에서는 불닭볶음면을 조리해 먹는 모습을 올리는 동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태국인들이 늘고 있다. 태국 사람들은 더운 날씨 때문에 맛이 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편인데, 한국 라면은 일반적인 수입 라면보다 매운맛이 강해 인기가 높은 것 같다.

▲한국 딸기가 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그렇다. 한국딸기는 다른 수입 딸기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고 당도가 훨씬 높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비싼 가격 때문에 딸기가 대중화까지는 되지 않은 상황이다. 태국에는 저렴한 열대 과일이 많이 생산되고 있어, 한국산 딸기가 대중화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예로, 한국산 포도와 배도 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가격이 높아 대부분 교포위주로 소비되고 있다.

▲다른 한국 농식품의 위상에 대해 설명해 달라.

라면부터 스낵과 음료, 고추장 등 다양한 품목이 여러 곳에서 판매 중이다. 그러나 스낵이나 라면을 제외한 한국식품은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종류도 별로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 포장 때문이다.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농식품이 한국어로 표기돼 있어 현지 소비자들이 못보고 지나치거나 어떤 제품인지 몰라 구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국어 외에 기본적인 영어 표기가 병기돼 있는 제품들이 있지만, 이를 꼼꼼히 살피는 현지인들은 거의 없다. 한국 기업들이 태국 수출 제품에 태국어를 함께 표기한다면 한국 농식품의 인지도가 더욱 올라갈 것이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