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폐업지원 신청 농가 3곳 중 1곳 과수로 작물 전환  
특정 품목 집중시 과잉생산 따른 연쇄피해 이어질 듯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폐업지원 농업인의 품목 전환이 특정 품목에 집중 될 경우 향후 과잉생산에 따른 연쇄적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송우진 연구위원 등의 ‘2016년 폐업지원 대상 농가의 작목전환 의향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지원 대상 품목은 노지포도, 시설포도, 블루베리 등 3개로 총 4695농가에서 1662ha를 신청했다.

노지포도의 신청 농가와 면적은 3207호(1108ha)이고, 시설포도는 332호(129ha)이다. 블루베리는 1156호에서 426ha를 신청했다. 작목별 지급단가는 노지포도가 ha당 5835만원이고, 시설포도 9015만원, 블루베리는 1억6571만원에 달한다.

폐업지원을 신청한 주된 원인은 지속적인 가격하락과 고령화로 나타났다. 가격하락이 46.4%로 가장 많고, 농장주의 고령화로 인한 영농활동 불가능(38.5%), 타 작물로 전환 고려(6.3%) 등이다. 매출액이 작은 농가는 고령화로 인한 영농활동 불가능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고, 매출액이 많은 농가는 지속적 가격하락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폐업농가 중 83.6%는 작목을 전환해 농업생산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

폐업보상 후 전환 작물로 선호하는 부류는 과수와 시설채소 및 과채, 특용작물 순으로 나타났다. 과수선택 농가 비중이 36.1%이고, 시설채소·과채가 28%, 특용작물 23.8%이다. 선호 작물은 복숭아, 콩, 들깨 등의 순이다. 복숭아가 11.5%로 가장 많다. 다음은 콩 9.3%, 들깨 9.2%, 벼 8.7% 등이다.

과수의 경우 복숭아(11.5%), 아로니아(6.1%), 자두(5.1%)의 선호가 높은데 이는 2015년 복숭아(12.4%), 자두(8.5%), 사과(5.3%)와 비슷하다. 전환 작목을 선택하는 기준은 재배의 용이성(66.2%)과 판로확보의 용이성(19.4%), 고소득 전망(18.3%) 순이다.

특히 폐업 후 전환품목이 특정 품목으로 집중될 경우 가격하락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는 FTA에 의한 시장개방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2년 연속 FTA 피해보상과 폐업보상이 진행됐다. 보상농가는 작목을 전환해 농업을 지속하고 있는데 폐업면적의 12.4%(2015년)와 11.5%(2016년)가 복숭아로 전환했다. 이는 복숭아 재배면적의 1.3%, 0.8%에 달한다.

향후 FTA 폐업보상이 지속되면 폐업농가의 복숭아 전환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복숭아는 재식 후 성목기간이 4년으로 작목전환 효과가 2019년과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우려가 제기된다. 송우진 연구위원은 “관측기능과 정책홍보 기능을 강화해 폐업지원 농가가 대체작목을 선택할 때 충분한 정보제공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작목 전환에 따른 2차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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