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에 종자 보급 검토

개쎄바닥상추, 구억배추, 하늘초 고추를 아시나요? 친근한 말이지만 생소한 느낌의 이름을 가진 이들은 이른바 토종채소들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김순재)이 이런 토종채소의 보존과 보급을 위해 2년 동안 토종채소자원 연구를 진행, 630여종의 종자를 수집했다고 18일 밝혔다.

도 농업기술원은 토종채소를 연구하는 민간단체 토종씨드림과 함께 전국 262개 고령농가를 방문해 인터뷰를 거쳐 30년 이상 재배한 토종채소들을 모았다. 고추가 257종으로 가장 많고 배추과(배추·무·갓) 182종, 호박 59종, 상추 45종, 파 19종 등이다.

도 농업기술원은 이 가운데 20여개 우수종을 화성, 안산, 남양주의 텃밭과 주말농장에서 시범재배 중이며 다음 달 초 민간에 공개해 선호도 조사를 할 계획이다.

공개 예정인 토종채소 가운데 ‘개쎄바닥상추’가 이름과 맛 모두 뛰어나 눈길을 끈다. 강화도의 한 농가에서 보존한 개쎄바닥상추는 잎 생김새가 개 혓바닥과 비슷해 개쎄바닥상추로 불리며 토종 고유의 쓴맛과 단맛이 어우러져 식감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농가에서 심어온 ‘구억배추’는 일반 배추와 달리 김치를 담그면 오랫동안 무르지 않고 아삭한 맛이 그대로 보존되고 쌈으로 먹기에도 제격이다.

이밖에 속이 차지 않고 잎이 얇고 고소한 전북 완주의 ‘경종배추’, 매운맛이 강한 ‘화성재래고추’,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은 ‘안성재래고추’ 등도 우수종으로 꼽힌다.

도 농업기술원은 선호도 조사를 거쳐 10종 내외의 토종채소를 선정,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 도시농부 등에게 종자를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순재 원장은 “토종채소는 성장이 느려 대중화하기 어렵지만 텃밭이나 베란다를 이용해 소량으로 채소를 기르는 도시농부에게는 적합한 품종"이라며 "토종식물 자원 보존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화성=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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