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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화훼업계 ‘웃픈’ 현실

“스승의 은혜 기려 내 가슴에 카네이션 달면 어떨까요?”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사업센터가 이와 같이 제안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로 이어지는 성수기(4.24~5.12) 카네이션 거래액이 전년 대비 25% 줄어드는 등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카네이션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카네이션 신수요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접한 이들 중 일부는 ‘셀프 존경’이냐며 웃어넘겼다. 또 다른 일부에선 현실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비웃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화훼업계의 반응은 달랐다. 얼마나 힘들고 답답했으면 이런 아이디어까지 나왔겠느냐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또 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공감하거나 진실 규명이 되지 않아 항의의 차원에서 많은 이들이 노란 리본을 달았듯 충분히 현실성 있는 제안이라거나 스승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주지 못하는 관련 제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달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이들도 있었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개통한 국민 참여형 국어사전 우리말샘에도 등록된 ‘웃프다’라는 신조어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웃기지만 실제로 처한 상황이나 처지가 좋지 못하여 슬프다는 의미를 지닌다. 누군가에게는 웃길지 몰라도 ‘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자’라는 아이디어를 접하는 화훼업계에게 이 제안은 한마디로 ‘웃픈’ 현실을 대변한다. 화훼업계는 단순히 거래액이 줄어드는 것보다 더 웃픈 사실은 스승의 날 스승에게 꽃 한 송이 달아드릴 수 없는 각박한 세상과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 법규라고 토로하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많은 대선 주자들은 유세 현장에서 꽃을 들었다. 지지자들이 응원 차원에서 건넨 꽃을 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만일 지지자들이 꽃이 아닌 돈 봉투를 건넸다면 대선주자들은 흔들어 보일 수 있었을까. 아니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지자들이 지지후보에게 건넨 꽃은 뇌물이 아닌 애정이자 지지, 혹은 잘하라는 격려의 의미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스승의 날 인생의 등불이 돼 준 스승에게 건네는 꽃도 존경,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유통팀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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