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란 불리는 5월은 1년 중 꽃 소비가 가장 활발한 달이다. 어버이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부부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5월 꽃 성수기가 실종됐다. 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 시행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감사표현 방식이 꽃보다는 현금, 건강식품으로 대체되고, 긴 연휴와 대선까지 겹쳤다. 이렇다보니 올 1월부터 5월 3일까지 도매시장 거래물량은 전년대비 4.3%나 감소했다. 소매 거래금액은 더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31.1%나 줄었다. 특히 연간 소비량의 50%가 4~5월에 집중된 카네이션은 전년대비 거래금액 및 물량이 29%, 27% 각각 감소했다. 5월 특수를 겨냥해 작황 조절 및 출하에 나섰던 화훼농가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이런 좌절감과 어려움은 재배면적 감소로 이어져 생산기반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실제 경기도의 경우 화훼농가수가 2013년 대비 2015년 6.9%, 재배면적은 9.2% 각각 줄어들었다. 2016년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보다 더 낮아질 것이다.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물론 정부도 꽃 소비 활성화를 위해 ‘1Table 1Flower’운동, 슈퍼마켓·편의점 등에 ‘꽃 판매코너’ 확대, 청년창업과 연결한 ‘플라워트럭’, 꽃 직거래장터 운영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미 깊은 침체늪에 빠져있는 꽃시장을 되살리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소비 확대뿐만 아니라 생산, 유통, 수출 등 일관적이며 전 방위적 접근이 필요할 때다. 청탁금지법 개정은 물론이고 당초 3월말에 발표키로 했던 화훼산업 5개년 종합발전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정부 대책은 내용 못지않게 타이밍이 중요하다. 자칫 때늦은 대책발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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