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 차단효과 좋은 다육·공기정화식물 인기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들이 직접 꽃을 들고 서울 도심 거리로 나와 소비자들을 만났다.

지난 11일 서울 청계광장에선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최하고 한국절화협회가 주관한 ‘꽃 직거래장터’가 열렸다. 화훼 최대 소비 대목인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의 화훼 농가들이 정성껏 재배한 카네이션과 장미, 수국, 다육식물 등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직거래장터를 찾은 시민들은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꽃을 구매할 수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화훼산업이 위축된 가운데 특히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aT 화훼공판장의 거래물량(1.1~5.3)은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고, 화원의 꽃 판매액(1.1~3.31)은 전년 동기 대비 31.3%나 급감하는 등 화훼 농가를 비롯한 화훼업계 종사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화훼농가의 판로 해소를 지원하고 소비자들에겐 화훼농가들이 정성들여 키운 아름다운 꽃으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자는 의미로 이번 직거래장터를 기획하게 됐다.

직거래장터에선 꽃이 위축되는 사업이 아닌,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걸 충분히 확인시켜줬다. 꽃을 구매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은 소비자들도 많았지만 도심 한가운데 있는 꽃을 구경하면서 구매까지 한 소비자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넥타이를 맨 직장인에서부터 아이들, 주부, 어르신 등 남녀노소 다양한 이들이 직거래장터를 찾았다.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서인지 미세먼지를 극복하는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다육식물, 공기정화식물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직거래장터를 찾은 시민들은 전문 플로리스트가 진행하는 꽃다발 만들기와 꽃꽂이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으로 꽃이 일상 생활에서 함께할 때 큰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갔다. 이외에도 꽃 직거래장터에선 가정과 기업의 사무실에 정기적으로 화병을 배송해주는 꽃 생활화 캠페인(1Table 1Flower) 홍보도 진행됐다.


“부산 등 도심지서 직거래장터 열 것
#구본대 한국절화협회장

 

“직접 꽃을 시민들에게 보여줘 일상에서 꽃이 얼마나 유용한 가치가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꽃 직거래장터에서 만난 구본대 한국절화협회장은 “꽃 최대 판매기인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꽃 소비가 침체돼 꽃 소비 촉진 차원에서 직거래장터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해에는 세종시에서 주로 직거래장터를 열었는데 올해부터는 적극적으로 꽃을 도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주요 도심지에서 직거래장터를 열기로 했고, 오늘이 그 첫 번째 행사였다”며 “추후 부산 등 각 지역별로 돌며 꽃 직거래장터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훼업계의 현안에 대해서도 그는 말을 이어갔다.

구 회장은 “스승의 날 꽃 한 송이도 선생님께 달아드릴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꽃을 뇌물로 보는 잘못된 관행 및 제도를 돌려놔야 한다. 선진국 어디에서도 꽃을 뇌물로 보는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구 회장은 “이제 우리도 경조사용을 넘어 일상에서 꽃을 소비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나가야 한다”며 “선진국에서 꽃은 이미 하나의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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