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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농정. 공약(空約)아닌 실천으로 ① 최우선 과제 쌀 생산조정제 도입/“수확기 전 한시적이라도 생산조정돼야”
   
▲현재 정부 쌀 재고량은 적정 재고량의 3배가 넘는 233만톤 수준. 여기에 올해도 쌀 재배면적이 정부 감축목표보다 1만2000ha가 많아 과잉공급이 예상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쌀 생산조정제 도입’의 실행여부에 농업계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제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농업부문 공약 이행여부가 관심거리다. ‘농정의 기본 틀부터 바꾸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내놓은 농정공약 하나하나가 그간 농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총 9회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의 농정공약을 분석하고, 사안에 따라 공약이 반드시 실천돼야 하는 이유와 공약이행이 미칠 파장 등을 연재한다.


#정부 재고량 많긴 많다
올 재배의향면적 75만6000ha 추정
정부감축목표보다 1만2000ha 많아


19대 대통령선거 농정공약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쌀’이었다. 적정재고량의 3배에 달하는 정부양곡재고량과 올해도 과잉공급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배면적, 20년 전 가격으로 떨어져버린 산지쌀값, 감소하는 소비량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지역 대부분의 농민들이 소량이라도 쌀을 재배하는 상황이어서 대선에서도 관심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 그리고 농민단체 등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쌀 생산조정제 도입은 원내 4당의 주요 농정공약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지난 2월 현재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식품부 자료를 토대로 밝힌 정부양곡재고량은 총 233만톤. 적정 재고량을 80만톤으로 가정하더라도 3배 가까이 많은 양이다.

쌀 재고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2014년까지만 해도 87만4000톤에 불과하던 정부 쌀 재고량은 2015년 135만톤으로 뛴 다음 이듬해 다시 170만톤으로 뛰었다.

2015년과 2016년은 유례없는 대풍으로 쌀 생산량이 소비량을 큰 폭으로 초과하면서 정부가 공공비축미 이외에 35만7000톤·29만9000톤을 시장에서 격리했으며, 공공비축미를 포함할 경우 140만톤이 넘는 물량을 시장에서 분리했다. 여기에 의무수입량 40만8000톤가량이 덧붙여지면서 재고량이 233만톤까지 뛴 것이다.

올해도 재배의향면적은 4월을 기준으로 농경연 추산 75만6000ha가량으로 정부 감축목표인 74만4000ha에 비해 1만2000ha가 많은 상황이다. 2017년산 신곡수요량은 380~385만톤. 평년단수를 적용할 경우 10~15만톤이 많을 것으로, 전년단수를 적용할 경우 23~28만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격리보다는 생산조정제
시장격리로는 가격 안정 어려워
시장수요 이하로 생산량 줄여야


그간 정부는 수요량 대비 과잉생산된 쌀 문제를 시장격리를 통해 해결해 왔다. 하지만 시장격리의 경우 정부의 재정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산지쌀값 안정에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15년산과 2016년산에 대해 시장격리조치 결과가 그랬다. 2015년산의 경우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시장격리조치를 시행했고, 또 2016년산의 경우에는 신곡수요량 대비 과잉물량 전량을 해당연도 내에 격리조치 했지만 여전히 산지쌀값은 반등하지 못했다.

이유는 쌀이 부족할 경우 언제든지 시장에 풀 수 있는 정부보유 신곡량이 많다는 점과 이를 알고 있는 업체들도 가격을 올려 벼나 쌀을 매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시장수요량 이하로 생산량이 감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논에 재배하는 작물 중 변동직불금으로 소득이 일정 수준 지지되는 품목이 쌀 하나로 유일하다 보니, 농가들도 쌀이 과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벼농사를 짓지 않을 수가 없는 것. 쌀생산조정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의 농정공약을 비롯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모두 농정공약을 통해 쌀생산조정제 도입을 약속한 상황이어서 농업계가 거는 기대도 큰 상황이다.


#재정적으로도 효과적
재고미 관리비 등 적자 감축 가능
사료용 등으로 싸게 팔 수도 있어


3만ha를 감축할 경우 평년단수를 기준으로 15만6000톤, 전년단수를 기준으로는 16만1700톤의 쌀이 덜 생산된다. 특히 정부가 추가적으로 시장격리에 들어갈 경우 현재의 쌀값 상황에서는 2~3년 이상 시장 재방출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고미 관리비용과 사료용 등으로 싸게 판매함으로써 나타나는 큰 폭의 적자도 줄일 수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사료용으로 2013년산 잔량과 2014년산 재고미 등 총 52만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가 농가들로부터 사들인 쌀값은 kg당 2013년산과 2014년산이 각각 2191원 가량·2091원가량. 사료용으로의 판매가격은 kg당 208원으로 kg당 1800원 넘게 적자를 보게 된 셈이다. 1만톤당 연간 10억원가량인 보관비용까지 포함하면 재정적자는 더 늘어난다.

생산조정제를 통해 생산량을 적정수준으로 감축할 경우 보관비는 물론, 사들인 후 사료용 등으로 판매함으로써 발생하는 적자도 없앨 수 있다. 2013년과 2014년 가격으로 정부가 올해 쌀을 사들여 사료용으로 되판다고 가정할 경우 생산조정제를 통해 15만6000톤을 감축하면 3000억원 가까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쌀생산조정제 요구예산은 900억원가량이었다.

생산량 감축에 따른 산지쌀값 상승이 나타낼 효과도 크다. 지난해 산지쌀값이 80kg기준 12만9807원까지 하락함에 따라 정부는 허용한도 내 변동직불금인 1조4900억원을 모두 써야 했다. 적정생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산지쌀값 하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고, 따라서 변동직불금도 매년 총액한도 내에서 써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쌀목표가격 설정에 물가변동률을 감안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으며, 물가변동률이 감안될 경우 목표가격은 현재보다 더 높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RPC 한 관계자는 “재정적인 측면에서나 산지쌀값 측면에서나 한시적으로라도 적정생산을 위한 조치가 이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올해도 과잉생산이 예상되는 만큼 수확기 전에는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약이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도 “올해 추경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이뤄진다면 수확기 전에 이뤄져야 논에 있는 벼를 곧바로 사료용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8월경이면 작황에 대한 대략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또 이 시기가 지나면 낱알이 딱딱하게 굳어지기 때문에 사료용 전환에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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