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불은 꺼졌다. 축구장 400여개 넘는 규모의 숲을 삼킨 뒤다. 안심하긴 이르다. 그나마 비가 내렸지만 가뭄이 완전히 해소될 만큼은 아니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산불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들의 동참이 필요한 이유다.

강원 삼척·강릉 산불진화 완료… 피해복구 만전
숨어있는 불씨 재발 우려… 산림청 대국민 호소


▲9일, 산불진화 완료=산림청은 지난 9일 오전 11시 20분 경, 6일에 발생한 산불을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산불이 난 지역은 강원 삼척시 도계읍 점리 산83번지와 강원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산293-1번지, 경북 상주시 사벌면 덕가리 산108번지 등 세 곳이다. 이들 산불 피해면적은 삼척 270ha, 강릉 57ha, 상주 13ha 등 340ha. 340ha는 최근 10년간 5월 평균 산불발생 피해면적(23.5ha)과 지난해 피해면적(18.7ha)의 각각 14배와 18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번 산불은 산림청이 ‘산불방지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한 5월 3일~9일 사이인 6일에 발생한 것이어서 산림청의 당혹감이 큰 상태다. 산림청은 “올 5월은 여느 해보다 공휴일이 많아 산악회나 가족단위로 산을 찾는 나들이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산불방지 특별대책기간 동안 산불방지 비상근무태세에 돌입한다”면서 중앙·지역산불방지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봄철 산림 내 불법행위 △화기물 소지 입산행위 △산림 내 취사행위 등 위법사항을 집중 단속했음에도, 대형 산불을 막아내지 못한 것.

▲산불피해 보상책=지난 7일 오후부터 산불진화총괄지휘권을 인수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피해조사가 끝나는 대로 최선을 다해 산림복구와 함께 피해자들이 빨리 정상적인 생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강릉시는 지난 10일 특별재난지역선포를 중앙부처에 건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의 김건영 본부장은 7일 현장을 방문해 피해를 입은 28가구에 가구당 1000만원씩 총 2억8000만원을 지원하고, 영농비 등 제공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도 지난 6일 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업인 조합원들과 피해지역 관내 농·축협의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농협에 따르면 이번 피해복구를 위해 △피해 농업인에 대한 재해자금 지원(1년 무이자) △농협은행에서의 자금지원(우대금리 적용 및 12개월 간 이자납입 유예) △농어업인 또는 농림수산단체에 대한 농업인재해대책자금 신용보증 지원(최대 3억원까지)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불예방, 국민과 함께=산림청은 산불 재발 걱정과 함께 국민들에게 산불예방에 함께 해 줄 것을 다시금 호소하고 있다. ‘산림 또는 산림인접지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 소각을 하지 말 것’,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에는 출입을 하지 말 것’, ‘입산이 허용된 지역이라도 산림 안에서 흡연이나 불씨를 다루는 행위는 절대하지 말 것’ 등이다. 이는 3월 20일에 산림청이 발표했던 ‘산불예방에 관한 대국민 담화문’이기도 한데, 산불이 사실상 ‘인재’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담화문의 내용을 살펴달라는 게 산림청의 생각이다.

최근 비가 내리면서 전국 곳곳에 내려졌던 건조주의보·건조특보가 해제되긴 했지만, 이상기후 현상을 감안할 때 건조주의보 등이 또다시 발효될 공산이 크다는 에서 산림청은 산불단속에 총력을 기울 것이란 방침을 세웠다.

김용화 산림청 차장은 “잔불진화를 완료한 상태이나 숨어있는 불씨가 강한 바람으로 재발할 수 있어 지상인력과 산림헬기를 배치해 뒷불감시를 철저히 하겠다”며 “국민들도 산불예방에 만전을 기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백종운·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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