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품질 향상과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며 중요하다. 이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출하 전 절식이다. 돼지 출하 전 위를비우는 절식은 오래 전부터 많은 나라에서 다양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도축업자와 유통업자들이 돼지고기 품질 향상과 도축 폐기물의 감소를 위해 꾸준히 요구해 왔던 것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014년 1월 ‘축산물위생관리법’ 개정을 통해 가축 출하 전 절식이 의무화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고 있으며 절식에 대한 홍보 또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쳤고, 4월부터는 절식 미이행 출하자에 대해 시정명령 후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돈농가는 충분한 대비책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개선방안 도출이 필요하다. 출하 전 돼지 절식의 이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출하과정 중 발생되는 수송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사료는 절식하고 물을 충분 하게 공급하면 도축 시 혈액의 점도가 낮아져서 혈액의 방출을 촉진시키고, 급속한 근육 내 pH 저
하를 억제해 물퇘지고기(PSE육) 발생을 줄임으로써 육질이 향상된다. 출하 전 절식이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행이 안 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양돈농가에서 절식을 위한 프로그램 정착이 안 됐고, 대부분의 돼지 정산방법이 도축장에 도축한 생체중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절식을 하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강하다. 또한 도축장의 부족한 계류공간과 도축 전날 계류장에서 하루를 대기하는 작업 형태는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돈농가, 운송업자, 도축업자 간의 긴밀한 관계 유지와 상호간의 유기적인 피드백이 매우 중요하고 절식을 위한 시설 개선과 더 효율적인 절식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각 농장에 맞는 절식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운송시간과 도축장에서의 계류시간, 작업시간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출하가 이뤄진다면 최고 품질의 돼지고기 생산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두완/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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