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과 관련 없는데도
일부 교육청 지나친 규제
화훼업계 “즉시 중단” 반발


“스승의 날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스승에게 드릴 수 없다는 겁니까?”

화훼단체들이 청탁금지법 시행과 맞물려 카네이션을 주고받지 말라고 유도하는 일선 교육청과 학생 대표는 허용한다는 애매모호한 문구로 화훼업계의 반발을 피하려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농업계가 앞다퉈 ‘1T1F(1Table 1Flower·테이블 위에 꽃을)’ 운동을 비롯해 화훼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지만 타 기관에선 이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어 부처 및 기관 내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화훼협회와 한국절화협회 등 7개 화훼단체가 모인 화훼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9일 ‘강원도교육청은 울고 싶은 화훼 농업인들 뺨까지 때리고 있다’는 성명서를 내며 강력하게 성토했다. 이는 담당 교사가 아닌 교사나 학생 대표가 주는 카네이션은 허용됨에도 강원도교육청이 같은달 27일 ‘스승의 날, 꽃 한 송이도 안 됩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스승의 날 꽃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훼단체협의회는 “지금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제자와 스승 간의 관계가 메말라 학교 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강원도교육청은 스승의 날 카네이션 한 송이 주는 것도 금지시켜 제자와 스승 간 인간애까지 끊으려 하고 있다”며 “학생에 대한 평가·지도를 상시적으로 담당하지 않은 교사에 대한 선물은 가능하다고 권익위에서 유권해석도 내렸는데 이를 무시하고 있다. 권익위는 사제지간의 정을 끊은 행동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권익위도 일부 꽃 제공을 허용했지만 화훼업계의 비판의 칼을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권익위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학생 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담임 교사 및 교과 담당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과 꽃’은 허용된다. 그러나 이 ‘학생 대표’라는 문구가 한 반에 1~2명에 불과해 사실상 스승의 날 카네이션 제공을 막고 있다고 화훼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금지하는 행위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위축된 화훼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농업계의 적극적인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업계 주도 아래 1T1F 운동에 참여하는 관련 기관 및 업체들이 늘어나는 등 화훼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주요 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카네이션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화훼업계에선 ‘장미대선’으로 행사가 급감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 속에 대선 주자들에게 청탁금지법 개정과 관련한 관심도 촉구하고 나섰다. 

화훼단체협의회는 “대선 주자들은 표에만 관심이 있는지 청탁금지법 개정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고, 농업인들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도 없다”며 “대선 주자들은 오늘이라도 국내산 농축산물은 제외시키겠다는 공약을 선언해 밑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300만 농업인들을 구제하라”고 주장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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