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던 농가소득 그래프가 2016년에 꺾였다. 2011년 이후 5년만이다.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잠깐 높아지는 듯하다가 불과 3년만에 다시 줄었다. 지난해에 쌀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농산물 소비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것. 올해 대선을 앞두고 농업계가 ‘농가소득’을 높일 것을 정치권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주된 이유다.

평균소득 2015년 3721만5000원→2016년 3719만7000원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 비중도 27.1%로 전년비 3.1%p 감소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2016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농가 평균소득은 3719만7000원으로 전년 3721만5000원보다 소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2011년 3014만8000만원을 기록한 이래 매년 증가해왔던 농가소득이 지난해에 전년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특히 농업소득은 1006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10.6% 감소했고,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의 비중이 27.1%로 2015년의 30.2%보다 3.1%p 줄어든 것도 걱정거리다. 이 또한 2013년(29.1%)부터 2014년(29.5%), 2015년(30.2%)으로 갈수록 해마다 농업소득 비중이 확대됐는데, 2016년을 기해 다시 축소됐다.

통계청은 농업소득의 감소 원인으로 미곡, 서류 등 농작물 수입이 6.2%, 축산 수입이 12.4% 각각 줄면서 2016년 농업총수입(3127만9000원)이 2015년보다 7.1%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쌀의 경우, 2016년산 수확기 쌀값은 80kg 기준 12만9711원으로 2015년산 15만2158원과 비교해 무려 2만원 이상 차이를 보인데다, ‘2016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에서도 2016년산 논벼 재배면적 10a당 순수익률은 전년 보다 9.2%p 감소했고, 소득률도 6.2%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청탁금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되면서 농산물 소비시장이 침체됐고, 결국 농가소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올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설 명절 전 4주간 백화점 3개사(신세계·롯데·현대)와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을 대상으로 ‘설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판매실적’을 조사, 올해 설 농축수산식품 선물세트 판매액은 전년 설 대비 14.4% 줄었고, 이 가운데 국내산 선물세트 판매액은 전년보다 25.8%나 감소했다. 이를 품목별 연간 생산감소액으로 환산하면, 한우는 2286억원, 과일은 1074억원, 화훼는 390~438억원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제19대 대통령 선거 농정공약 요구사항’에서 한농연 10대 농정비전에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망의 정비·확충’을 제시한 가운데 농업계에서는 정치권이 이 같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인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한농연이 농가소득 관련 대통령 후보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농업인들이 우리나라의 곳간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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