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여만에 만수위를 보이고 있는 강화 고려저수지 전경. 지난 18일 통수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농철 농업용수 공급에 들어갔다.

“저수지가 풀밭이 되었다가 급기야 풀마저 말라죽고 바닥이 쩍쩍 갈라졌었는데, 지금은 만수위를 보이고 있어 보기만 해도 마음이 놓입니다. ”지난 18일 강화군 고려저수지. 굵은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고려저수지를 이용하는 농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수식이 열렸다. 지난 3년간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터라 내리는 비로 통수식 행사장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참석 농민들의 얼굴엔 근심은 없었다.

강화 고려저수지 통수식
저수율 100%에 근심 사라져
한강물 끌어와 가뭄 극복
수질 개선에 64억 투입도


강화지역이 가뭄을 극복하게 된 데는 한강물을 끌어다가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송수관로 매설사업인 ‘강화지구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덕이다. 2015년 가뭄이 절정을 이루던 당시 한국농어촌공사는 김포시 월곶면 포내천에서 한강물을 관로를 통해 강화 곳곳의 저수지로 이동시키는 사업을 시작했다. 마르지 않는 한강물을 농업용저수지에 담는 대대적인 사업을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올 농번기를 앞두고 농어촌공사 강화지사가 관리하고 있는 강화 관내 17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균 85%를 기록하고 있다. 전년 전국 평균에 비해서는 98% 수준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144%에 달한다. 특히 통수식이 열린 고려저수지는 만수위를 맞았다. 올해 논농사를 짓는데 물부족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강화지역 농업용 저수지와 농업용수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이수근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지사장은 “강화지사는 저수지 관리를 통해 총 5839ha의 농경지에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하게 된다”면서 “오늘 통수식을 갖는 고려저수지는 100%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한강에서 물을 끌어와 가득 채우고 있다”면서 “최근 3년간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한강물을 끌어오는 획기적 사업을 통해 강화지역의 항구적 가뭄대책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고려저수지는 한국전쟁 발발 이전인 1950년 6월 착공에 들어가 1957년 12월 준공된 강화지역 대표 농업용수 저수지다. 설치당시 총저수량은 320만톤. 이후 영농환경 변화에 따른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2010년 1.3m의 뚝 높이기 사업을 시작해 2014년 준공, 총 100만톤 농업용수를 추가확보하기도 했다.

또 강화지역의 농업용수 활용의 특징은 하류로 흘러내린 농업용수를 양수를 통해 재사용한다는 것. 이에 따라 농업용수의 수질개선도 과제 중 하나였다. 하류로 흘러간 농업용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깨끗한 용수 확보가 중요했던 것.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64억원을 들어 고려저수지 수질개선사업을 시작한다.

안상수 자유한국당(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 의원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과업이고 한강물을 끌어오는 일이 가능할까도 했지만 염원 끝에 이뤄냈다”면서 “이 물이 내려가서 낱알이 되고 그것을 우리가 먹기 때문에 이물을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이에 따라 60여억원을 들여 수질개선사업이 실시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재상 강화군의회 의장도 “고려저수지의 물은 절반은 한강물이고 절반은 빗물인데, 이렇게 만수위를 보인 것이 5~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어촌공사 강화지사는 현재 강화군 9개 읍·면에 5839ha의 수혜면적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강화군 전체 논 면적 1만1000ha의 51%에 해당하는 수치로, 강화군에서 생산되는 연간 쌀 총 생산량 5만톤의 53%에 해당하는 2만6000톤이 생산된다.

또한 강화지사는 저수지 17개소·양수장 41개소·대형관정 30개소·방조제 17개소·배수갑문 25개소 등 총 130개소의 수리시설물과 1000km의 용·배수로를 관리하고 있으며, 주수원공인 저수지 17개소의 총저수량은 3000만톤가량으로 강화지사 관리면적 5839ha 전체에 53cm의 물을 동시에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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