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과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등 축산업을 위협하는 악재가 겹겹이 드리워지면서 축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축산 관련 사업실적과 각종 수치들이 하향하고 있고, 특히 쇠고기의 경우 수입산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산란계에서는 살처분 여파로 계란자조금 사업이 재편성되는 한편 거출율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등 축산업계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농협 축산경제 올 1분기 사업실적 감소…44억 적자
수입산 쇠고기 시장점유율 확대·사료업계도 된서리
산란계 살처분으로 계란 생산 감소·자조금 거출 차질


▲축산업계 사업실적 하락=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부문은 올 1분기 사업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농협 축산경제는 사업실적 반등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1분기 농협 축산경제 사업은 지난해 1분기의 실적을 밑돌면서 4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축산경제가 적자 원인을 자체 분석한 결과 축산농가들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한 사업 수수료 인하와 사료 할인판매, 축산물 판매 감소와 공판장 경락가력 하락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협 축산경제는 최근 1분기 경영전략 회의를 갖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사업목표 달성을 위한 수지보전 대책, 핵심성과지표 및 적자사업장 경영개선 방안 마련 등 올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김태환 농협축산경제 대표는 “경제지주가 독립된 자립경영체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 시스템을 개선하고 사업 부문간 시너지를 강화해 어려운 축산환경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한우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우 가격 하락으로 농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쇠고기 수입량이 급증하며 한우고기의 국내 점유율도 급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한우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공급이 감소했지만 최근 1등급 평균 도매가격은 1만6000원대로 지난해보다 1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반면 수입 쇠고기는 증가 추세를 보이면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1~2월 쇠고기 수입량은 5만7000톤으로 지난해보다 20.5% 늘었으며, 특히 미국산은 전체 쇠고기 수입량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축산업계가 청탁금지법과 가축질병으로 인해 침체하면서 사료산업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양축용 배합사료 생산실적은 지난 10월 162만6000톤, 11월 168만3000톤, 12월 166만톤 등이던 것이 올해 1월 152만9000톤, 2월 143만톤 등으로 평상시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그나마 3월에는 158만6000톤으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자조금 거취 난항 우려=AI 발생 여파로 계란 생산량 또한 감소했다. 이 때문에 계란자조금 사업도 전면 재편성됐다.

새로 마련된 계란자조금 사업 예산은 총 35억4600만원으로, 당초 농식품부로부터 승인받았던 37억5000만원에 비해 2억원가량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산란계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며 전체 사육 수수의 36%인 2518만수를 살처분 매몰 처리해 예산 재편성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사업 예산은 소비·홍보가 16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교육 및 정보제공 8억7600만원, 수급 안정 3억3000만원, 조사연구 2억원 순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문제는 산란계 사육 수수의 36%를 살처분 매몰했기 때문에 자조금 거출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계란자조금은 현재 산란 성계와 종계를 도계할 때 도계장에서 각각 수당 80원씩 자조금을 거출하는데 올해 산란 성계와 종계의 살처분이 많았기 때문에 거출율이 지난해 56.6%에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까진 산란 종계에서 수당 300원의 자조금을 거출했지만, 산란 종계 사육 농가들의 형평성 문제 제기로 올해 1월 1일부로 80원으로 인하했기 때문에 자조금 거출액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계란자조금 측은 상반기에는 기존에 자조금을 미납한 업체와 농가들을 대상으로 자조금 미납금액 납부를 독려하고, 생산 기반 안정이 예상되는 하반기에 농가를 대상으로 자조금을 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영기 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은 “계란 산업이 AI로 침체된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계란 소비 홍보를 강화해 소비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계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농가와 업체들의 자조금 납부 동참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병성·안형준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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