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도 없이 주요 농산물·식품종합대책 함흥차사

“이웃 축산 농가들을 보니 나오지 말아야 할 대책은 나온 것 같은데 정작 나와야 할 대책들은 안 나오고 있네요.”

과일과 화훼, 전통주는 명절이나 졸업시즌 등 특정 기일의 선물용 소비가 중요하다. 이런 소비 특성상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피해를 어느 산업보다 크게 받고 있다. 이에 종합대책이 절실했던 해당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에서 3월 중 나온다는 대책 발표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기다리고 있었고, 정부에서도 3월 들어서까지 3월 안에 나온다고 확언을 했었다. 그러나 3월이 지나고 4월도 끝 무렵에 다다른 4월말 현재까지도 한마디로 ‘함흥차사’다.

청탁금지법 등으로 과일·화훼·전통주 소비위축 불구
정부는 계획 발표시기조차 확정 안하고 뒷짐 ‘시끌’


▲미뤄지는 정부 대책=화훼산업 종합대책을 3월안에 발표하겠다는 건 경제부처 2명의 장관 입에서 나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월말 aT 화훼공판장에서 화훼업체 종사자들을 만나 “화훼산업 종합발전대책을 내년 3월까지 수립하겠다”고 약속했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3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정, 사무실 등 생활용 화훼 소비 활성화를 위해 화훼산업 5개년 종합발전대책을 오는 3월까지 수립하고, 국민들의 일상에서 꽃 생활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범국민 문화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통주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가 기획재정부와 별도로 수립 추진 중인 ‘국산 주류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발표 시기가 대선 국면 등의 영향을 받아 불투명한 상황이다. 3월의 딱 중간 지점이었던 지난달 15일 열린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3월 중 ‘국산 주류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4월이 끝나가는 시기인 현재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과일, 화훼, 전통주 업계의 대책 필요성 및 업계 목소리=과일, 화훼, 전통주 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과일의 경우 지난 명절 선물용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과와 배를 중심으로 저장 물량이 넘쳐났고, 이에 시세는 크게 하락해 있다. 화훼 역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고, 소주·맥주와 늘어나는 수입산 주류와의 경쟁 속에 전통주 업계의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기도 하다.

이런 현실 속에 관련 업계에선 농정 기조도 아닌 위축되고 있는 해당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 계획 성격의 대책조차 발표 시기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일부에선 대선 국면 속에 새 정부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게 될 경우 5월 9일 대선 이후 경제 부처 간 의견 조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빨라도 하반기에나 대책이 발표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새 정부 내각 구성이 늦어질 경우 계획은 계속해서 늦춰질 우려도 있다.

특히 가정의달을 앞두고 소비 붐을 일으켜야 할 화훼와 전통주 업계는 비록 대책이 내년 이후 시행된다 하더라도 대책 발표가 대대적으로 발표되면 해당 품목 소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 역시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이다.

한 전통주 업체 대표는 “우리술을 대상으로 국산 주류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는데 발표 시기 등이 불투명한 측면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대선과 별도로 관련 산업은 지속성이 유지되는 만큼 정책 발표 시점도 적절한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경욱·고성진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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