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운영전국협의회 조합장들이 정부양곡의 도정업무를 농협RPC에서도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재차 내놨다. 지난 2007년 이후 지속된 것으로 벌써 11년째다.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운영전국협의회 촉구
직접 도정 방출시 이관비용·인력 등 절감 가능


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는 최근 정기총회를 갖고 농협RPC의 정부양곡 도정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매년 수확기 마다 전체 쌀생산량의 50% 가까이를 매입·수탁해오면서 쌀값 하락으로 인한 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정부양곡의 매입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실제 매입한 정부양곡을 도정하는 업무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수확기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에 대한 매입작업은 정부를 대신해 농협RPC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매입작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농협은 정부매입양곡의 도정사업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3년단위로 진행되는 가공계약에 정부양곡도정공장만 대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농협은 대정부 건의문을 통해 RPC도 정부양곡 가공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해 왔고, 민간RPC단체인 한국RPC협회도 정부양곡 가공입찰제와 함께 2014년에는 규제개혁위원회에 가공입찰제를 건의하기도 했었다.

정부양곡의 가공량은 정곡을 기준으로 연간 45만톤 내외로 군·관수용과 학교급식 및 사회복지용 쌀, 가공식품 및 주정용 등의 가공용쌀 등이 포함된다. 이 물량이 2013년부터 2015년 평균 각각 6만3000톤·9만8000촌·29만7000톤 등이다.

정부양곡을 정부양곡도정공장에서만 도정해 방출할 수 있도록 한 데는 영세도정공장을 보호한다는 정책적 배려가 깔려 있다. 하지만 RPC에서 보관하던 물량을 다시 정부보관창고로 이관해야 하고, 정부보관창고에서 다시 정부양곡도정공장으로 이송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RPC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농협과 민간RPC의 경우 이 같은 번거로운 이관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민간RPC와 농협RPC가 직접 도정해 방출할 경우 이관에 드는 비용과 함께 인수과정에서 나타나는 추가 검수 및 인력소요가 줄어들면서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지난 2007년부터 농협RPC에서는 정부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등에 대한 가공사업에 농협RPC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달라는 건의를 지속적으로 해 왔고, 올해도 마찬가지”라면서 “이에 대해서는 민간RPC단체와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신곡 매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농협RPC는 지난 3년 이상 적자가 누적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농협창고에 보관된 벼를 정부가 추가수매 할 경우에는 창고비까지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10년 넘게 건의된 내용인만큼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는 정부양곡의 도정업무 참여와 함께 △RPC의 지속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 확대 △쌀생산조정제를 위한 정부예산 반영 및 시장수요량 초과시 자동 시장격리제도 도입 △구조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는 농협RPC의 전기요금 체계를 농사용으로 일원화 해줄 것을 함께 건의했다. RPC에 대한 정부지원확대에서는 건조·저장시설에 대한 국고지원을 현행 30%에서 50%로, 고품질쌀 육성사업도 국고지원비율도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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