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쌀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다. 지난 5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산지쌀값은 80kg당 12만7952원을 기록했다. 10일 전보다 0.3%(340원), 지난해 같은 시기 14만4316원보다 11.3%(1만6364원)각각 낮다. 작년 수확기 쌀값 대비 하락율인 역계절진폭도 1월25일 0.1%에서 2월25일 0.7%, 3월25일 1.2%, 4월5일 1.4%로 점차 확대 추세다. 

이는 무엇보다 쌀 재고량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양곡 재고 233만톤, 민간 재고 118만톤 등 총 351만톤에 달한다. 쌀 재고량 통계기록 시작연도인 1970년 이후 최고치다. 당분간 약보합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쌀 재배농가들의 수익성도 떨어졌다. 2016년 논벼(쌀) 생산비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단위면적(10a)당 총수입이 85만6165원으로 전년 대비 13.9% 감소했다. 2010년 이후 6년만의 최저치다. 산지쌀값 하락 탓에 쌀 판매로 인한 총 수입이 감소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수확기 쌀값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산지쌀값 형성 구조가 재고량, 소비량 등 공급과 수요 문제뿐만 아니라 유통단계, 즉 판매와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최종 판매처인 대형유통업체들의 할인요구 및 할인행사가 없어지지 않는 한 산지쌀값이 오를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산지 RPC가 이들에게 납품중단 등의 조치를 논의했지만 공정거래법 상 담합행위로 적발될 수 있어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 정부도 몇 차례 대형유통업체들을 불렸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시장경제에 제재 및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농민단체들이 나서보자. 쌀을 미끼상품으로 내몰아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면서 유통을 왜곡시키고 있는 대형유통업체들에게 농민들의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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