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는 지난 12일 올해 첫 회의를 개최했다.

쇠고기 자급률 하락 및 수입산 쇠고기 소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거세 한우 유통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비거세우 유통이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 올해 첫 회의
"싼 값에 공급해 쇠고기 자급률 높여야"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는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 회의실에서 박종수 수급조절협의회장,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등 협의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첫 회의를 열고, 올해 한우산업 안정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 자료에 따르면 출하대기 물량의 증가로 향후 한우 고기 공급량은 늘어나는 반면, 경기위축 및 부정청탁금지법의 영향, 5월 선거의 영향 등으로 인해 한우 소비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는 한우 소비 감소 및 수입육 공급 증가, 쇠고기 자급률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 말부터 언급돼 왔던 비거세우 유통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김홍길 회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가 37%까지 떨어진 자급률 하락으로, 한우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수입육으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비를 최대한 줄인 비거세우를 낮은 가격에 공급해 수입육 소비를 한우로 다시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동안 지켜 왔던 한우의 우수한 품질과 고급화 전략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전체 한우 258만두 가운데 일부인 5만~8만두 정도만 비거세우로 계획 생산해 별도 유통시켜야 한다는 것이 김홍길 회장의 주장이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먼저 시범사업을 통해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조재성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사무관은 “한우 가격 부담 때문에 가정 소비가 늘지 않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하나의 대안으로 비거세우 유통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비거세우 유통이 한우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만큼 시범사업을 통해 경제성을 분석해 봐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날 회의를 종합해 볼 때 우선 비거세우 생산·출하 및 소비자 선호도 조사 등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비거세우 유통에 대한 경제적인 효과 분석을 토대로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범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일단 한우자조금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그동안 한우수출분과위원회에서 거론 돼 왔던 수출용 한우고기 품질규격 완화 및 냉동육 수출 문제에 대한 심의도 진행 했으며, 논의 결과 수출국에서 한우고기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냉동육 수출을 금지하고, 품질 규격도 1+등급 이상만 공급하는 현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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