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우리밀 시장이 위기다. 2011~2012년에 발생했던 생산과잉에 따른 재고대란이 올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우리밀 생산량은 전년대비 6000톤이 증가한 약 3만2000톤에 달한다. 현재 업계는 이중 30% 정도인 1만톤 가량을 최소 재고물량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량 감소, 전년 생산증가분 6000톤, 업체별 예비 재고물량까지 포함시키면 최대 1만5000톤까지 늘어나게 된다. 산업구조상 재고량이 넘쳐나면서 수매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 가공업체들의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2개월 후면 신곡 수매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신곡 생산량도 작황 호조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3만톤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재고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6월 수매물량까지 더해지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 커진다. 한마디로 엎친데 겹친 격이다. 당장 자금 유동성이 원활치 못한 업체들이 수매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5년 전 수매 일정이 두 달여간 늦춰진 것처럼 신곡 수매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밀 재배농가들의 혼란은 물론 장기적으로 의욕 상실에 따른 생산기반 붕괴까지도 우려된다.

이처럼 우리밀 재고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현재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공공비축 및 구곡 재고의 시장격리를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기본식량의 수급 안정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책임이자 책무이기 때문이다. 또 소비촉진 운동, 학교급식에 우리밀 제품 공급확대 등 수요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이 자체에 우리밀 생산농가 소득보장을 위해 직불제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하고 완벽한 사전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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