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 야시스지역아동센터에서 문화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이들에게 기타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 해군 장병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학습도우미 역할을 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영암 용당지역아동센터.

소외된 아동 학습권 보장
교육 양극화 해결에 앞장

지역 아동센터 교사 부족
적은 보수에 업무량 많아

청년학습도우미 선발·배치
"봉사 선순환 구조 만들 것"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자장가 속 아이처럼 농어촌엔 소외된 아동·청소년들이 곳곳에 있다. 이혼 등으로 부모 중 아무도 아이를 돌보지 않아 농어촌의 조부모에게 위탁된 아이들, 부모가 바쁜 농사와 바닷일로 혼자 남겨진 농어촌 아이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없다.

이에 전남도는 시·군과 각각 50% 비율로 총 6억5100만원의 사업비를 부담해 학습에서 소외된 아동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육 양극화와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꿈사다리 공부방’ 사업을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에 있는 70개의 지역아동센터에 교육전담 학습도우미를 배치해 지역아동센터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보호·돌봄 기능에 교육기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지역아동센터 교사 턱없이 부족=전남지역엔 현재 약 380개소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 중으로 1만여 명의 아동청소년들이 이용 중이다. 센터당 1~2명의 사회복지사가 평균 26명의 아동을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아동 수에 비해 교사가 부족하다 보니 아동복지 교사들은 아이들의 교육 외에 각종 행정업무와 후원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질 높은 교육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실제로 전남의 시·군 현장에선 교사들이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학습지 교사를 불러서 교육을 실시하거나 문제집만 가져다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부 섬 지역은 교사 자체를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사 충원과 지원이 절실하지만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인색하다. 전남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월 평균 급여는 140~150만 원 선으로 노인, 장애인, 여성 관련 복지시설 종사자들과 비교해도 매우 열악하다. 이는 취약계층 아이들에 대한 낮은 투자로 이어진다.

▲청년학습도우미 선발·배치=이에 전남도는 올해부터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의 학력 증진을 목표로 ‘꿈사다리 공부방사업’을 본격 가동한다. 이 사업은 전남도의 역점 프로젝트인 ‘개천에서 용나게 하는 사업’의 대표사업으로 전남지역 고학력·미취업 청년(18세 이상~39세 이하)을 선발, 지역아동센터의 학습도우미로 배치하는 사업이다. 특히 도정 목표인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에 맞춰 지역 청년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꾀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좋은 취지에도 불구 청년 교사가 부족해 3차례에 걸친 공모에도 당초 목표인원 70명을 채우지 못했다. 농어촌지역, 특히 청년교사 발굴이 힘든 섬 지역은 범위를 인근지역까지 확대하고 지원 자격을 대학 졸업생에서 재학생으로 확대했음에도 고학력의 청년학습도우미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

현재 최종 선발된 인원은 59명으로 도는 부족한 인원은 해당 시군별 교육지원청에서 추천하는 퇴직 교사를 선발해 배치할 계획이다. 아이들의 기초·기본학력 보강을 책임질 학습도우미들은 하루 4시간씩 주 5일을 지도한 뒤 월 81만5220원의 기본급과 교통비 등을 받는다.

도 관계자는 “원하는 만큼 인원이 충족되진 않았지만 고학력 양질의 인력을 발굴하는 좋은 기회였다”며 “지역아동센터에서 도움을 받고 훌륭하게 성장한 아이들이 다시 아동센터에서 봉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질의 교육서비스 제공 필요=현재 전남지역의 경우 잦은 전출과 저출산 문제로 아동·청소년층의 인구가 줄어 올해 초 8개소의 지역아동센터가 없어지는 등 현장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지원을 줄이기보단 아직 남아 있는 380여개의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원 확대와 동기부여와 필요하다.

현장의 관계자들은 “이런 의미에서 도가 추진하고 있는 꿈사다리 공부방사업은 농어촌의 실정을 잘 간파한 시기적절한 정책”이라며 “양질의 교사를 유인할 정부의 지원책과 이를 통해 센터 아동들의 학습의 질이 향상되는 실질적인 효과가 동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은철 지역아동센터 전남지원단장은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의 의지에 비해 지원이 너무 부족해 의지가 꺾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전남지원단은 지역 아동들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보금자리를 만드는데 어떤 일이든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전남=김종은 기자 kimje@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