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농업품목조직화지원그룹 연찬회 참석자들이 신미네유통사업단을 견학하고 있다.

경북 문경에 위치한 양파 전문 업체 신미네유통사업단(이하 신미네). 양파 농가들을 규합하고 지원해 양질의 양파를 생산하도록 유도, 이를 바탕으로 판로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신미네에선 지난 7일 우리농업품목조직화지원그룹(이하 지원그룹) 연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엔 지원그룹 및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 신미네의 우수 사례 발표 및 업체 견학과 함께 토론회가 진행됐다.

고품질 양파 조직화 신미네유통사업단 주목
산지·정부 관계자 ‘품목조직화 필요성’ 공감


▲신미네 우수사례=이날 김대성 신미네 대표이사가 발표한 우수사례에 따르면 신미네의 정가·수의매매 비중은 전체 판로의 60%에 이른다. 정부가 수년간의 계획으로 잡은 정가·수의매매 목표치가 20% 남짓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가·수의매매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 다시 말하면 필요에 의한 자발적인 정가·수의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신미네가 양파라는 한 품목의 조직화를 통해 양질의 양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미네는 우선 산지 농가들에 농자재, 인력, 톤백 수확, 농업 기술 등을 지원하거나 전수해주고, 거래단가도 시장가보다 높게 책정해준다. 이는 농가들의 조직화를 통해 고품질 양파 생산으로 돌아오게 되고, 이 양파를 최신 설비를 갖춘 컨테이너 저장 등을 통해 다음해 조생 양파가 나오기 전까지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신미네 모든 직원들에게 상여금 및 복지혜택 등을 꾸준히 지원해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했고 이는 양파 저장성 향상, 판로 확보 등 구체적인 실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미네 양파는 고품위 양파’라는 인식이 식자재업체 등 판로처에 각인됐고, 판매업체들이 먼저 요구해 높은 단가를 받고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김대성 대표는  “농가들을 조직·규합해 양질의 양파를 생산하고 직원들에겐 다양한 혜택을 지원해 성취동기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좋은 품질의 양파가 생산되고 다음해까지 이 양파가 그대로 시장에 유통될 수 있다”며 “신미네에게 농가들과 직원들은 회사의 구성원이자 하나의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품목 조직화 토론=우수사례 발표와 업체 견학 이후 품목 조직화와 관련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조용목 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장은 “신미네와 같은 모범 사례가 늘어나야 산지에서도 품목 조직화의 공감대를 더 확산시킬 수 있다”며 “산지 교육도 기술지도 교육 등 한쪽에 편중되지 말고 품목조직화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목 지원그룹 대표는 “신미네는 품목조직화 중 우수 업체가 양파라는 하나의 품목으로 농가들을 규합해 농가와 업체가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하는 사례”라며 “농가들이 직접 품목 조직을 구성할 수도 있지만 신미네처럼 우수 업체가 농가들과 함께 상생의 마인드로 품목 조직화를 이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정부 관계자들도 품목 조직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강성산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는 “품목 조직을 통해 농진청에서 개발한 기술을 투입하면 기술이 효율적으로 산지에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어느 정도 규모화가 이뤄지고 있는 과수분야의 경우 품목 조직화가 이뤄지면 신품종 보급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하성태 농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정부에서는 단기적인 처방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정부 개입을 줄이고 산지에서 스스로 품목별 발전을 도모하고 수급의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룹을 만드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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