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철 건국대학교 교수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 생산과 소비환경 변화에 따른 대책으로 축산업 경쟁력 강화, 친환경 축산 조성, 성장 동력 창출, 제도 개선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축산생산 환경 조성을 위해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하고, 친환경 축산물 공급을 늘리고자 한다.

환경친화적인 축산에 대한 노력과 함께 인간친화적인 축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정부는 무항생제와 동물복지 등 친환경축산을 총체적인 축산과제 해결의 한축으로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사육환경을 강조하면서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한 노력이다. 친환경 축산정책의 대상은 소나 돼지와 같은 산업동물로서, 정책 내용은 직접적으로는 산업동물을 위한 면이 있지만 결국 최종 소비자인 사람을 위하고 미래 안정적인 축산경영을 위한 것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축산을 위해서는 축산생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도시나 도시근교에 주거하는 사람은 가축사육 현장과 거리가 있어 농장에서 발생하는 냄새나 소리를 경험하지 못한다. 단지 농장이 위치한 곳에서 가까운 지역 주민들이 크게 경험한다.

친환경 축산 환경을 위한 노력

또한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과 행동이 늘어가면서, 오랜 도시생활에 따라 도시의 문화와 향수를 기억하고 있는 귀촌민은 주변 농장의 분뇨 냄새를 달갑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존 농장의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질까 우려된다. 새로운 소득기회가 여전히 농업과 관광에 있다. 미래 축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친인간축산을 조성해서, 유아나 초등학생들이 축산생산과 가공 등의 과정에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역단위의 6차 축산사업으로 목장 관광과 체험을 유도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면서 미래 축산의 초석이다. 이러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이 농장과 주변 지역민 간의 배려와 이해다.

농장과 지역민 간 이해가 중요

(사)친환경축산협회는 축종별 단체 9개 도지회 및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한우, 낙농, 양돈, 산란계, 육계, 오리 등 6개 부문에 걸쳐 친환경축산인을 선정, 수상하고 있다. 선정과정은, 먼저 단체별 도지회 및 지자체로부터 각 부문 각 6명씩 총 36명을 추천받고, 기타 축종과 유통부문은 친환경축산협회에서 각 6명씩을 추천한다. 추천된 48개 농가 및 업체를 대상으로 예비심사 및 1·2·3차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친환경축산 의욕을 고취하고, 친환경축산 활성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평가항목으로는 친환경 농장 조성, 친환경축산 발전을 위한 역량 개발과 기여도, 지역사회 기여도 및 발전 가능성이 있다. 세부 평가기준은, 친환경 축산물 인증 유무 및 농장경관 조성 정도, 친환경축산 관련 전문성과 발전을 위한 노력, 지역사회 및 주민을 위한 노력, 농가의지와 성장 가능성 등이다. 특히 지역사회 및 주민을 위한 봉사활동 및 노력과 관련한 평가는, 기부 횟수 또는 기부 총 금액, 지역 발전관련 수상 실적, 불우이웃이나 소년소녀 가장 돕기, 수해복구 활동 참여 등 봉사 활동 사례를 통해 평가한다.

한우부문에서 친환경축산인으로 선정된 농장의 사례는 귀감이 된다. 이 농장은 친환경 축산물 인증을 위해 무항생제와 무농약 농산물 인증을 획득했다. 농장엔 화단을 조성하고 유실수(밤)를 심고 조형물을 설치했다. 분뇨는 전량 처리업체에 위탁하여 유기 퇴비화하고, 이를 해당 지역 농가에게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분뇨는 자체 배향한 유산균을 급여하여 냄새가 발생하지 않는다.

분뇨 처리업체 위탁 등 배려를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지역사회 및 주민을 위한 봉사활동 노력여부이다. 친환경축산인으로 선정된 이 농가의 경우, 지역민이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고 있는 밤 밭에 자유롭게 방문하도록 개방하여 밤을 수확하는 체험과 한우농장을 견학할 수 있게 한다. 방문객에게는 쇠고기가 포함된 식사도 제공한다. 또한 불우한 교도소 수용자에게 영치금을 지원하고, 생활이 어려운 수용자 가정에게는 생활자금을 기부형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역 내 친환경 경종농업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기퇴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지역농업기술센터 공무원을 년 2회 정도 지속적으로 초청하여 교육기회를 갖는다. 교육을 마친 후에는 주민과 어울려 각자가 생산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판매확대와 소득증대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농장 인근 지역의 다른 농가나 주민을 위해 노력을 모색하면서 지역단위의 농장운영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려는, 하나의 사례이다. 이와 같은 구체적인 사례는 친환경축산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다른 농장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좋은 다른 사례를 낳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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