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촌이 지난해에 이어 극심한 봄철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영농기를 앞두고 다목적 댐과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7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당분간 비가 오지 않은 채 건조한 기후가 계속될 경우 농번기를 앞두고 저수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 지난해보다 더욱 극심한 가뭄 피해가 우려된다. 우리는 지난해 혹독했던 가뭄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농업용수가 부족해 모내기를 제때 하지 못했던가 하면, 계속된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죽어 농민들의 가슴도 마른 땅만큼이나 갈라지게 했다. 다행히 정부는 물론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가뭄 극복에 동참, 농민들은 풍년농사를 일구어 냈다.지난해와 같은 가뭄 피해를 올해 또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정부는 물론 지자체가 철저한 사전 대책을 마련,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중앙정부의 뒷북치기식 한해대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뭄에 대한 행정체계 구축 미흡과 관련 예산 지원 지연 등이 큰 이유다. 각 지자체들이 한해에 대비, 예산을 수립했지만 농림부가 아직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농림부는 아직 모내기가 시작되려면 몇 개월이 남았고 지금 급하다해서 예산을 다 배정하면 나중에 가뭄 정도가 심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물론 부족한 한해대책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지원하는 것이 가뭄 극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안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농림부는 지난 5일 당정간담회에서 봄 가뭄이 극심하다는 여론에 따라 수리불안전답과 저수율이 낮은 저수지가 있는 물 부족 지역의 경우 가뭄상황에 따라 275억원(국고 220억원)을 우선 지원한다고 했다. 정부는 가뭄 상황을 철저히 파악, 이 자금이라도 조기에 집행해야 한다. 특히 당·정이 의기 투합해 가뭄대책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타 부처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성과를 얻기 힘들다. 예산당국은 부족한 한해 대책 예산을 추가 편성해서라도 우려되는 가뭄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방부와 건설교통부도 물론이다. 지난해 각 군은 보유하고 있는 장비 및 인력을 동원, 가뭄 극복에 적극 나섰고, 건설업체도 중장비가 부족한 가뭄 현장으로 달려가 농민들과 아픔을 함께 했다.이제 정부는 하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우려되는 가뭄에 대한 철저한 대책 마련과 시행에 만전을 기할 것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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