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늘 포전매매 부진… 농협, 1만2000톤 수매 '숨통'

▲ 마늘 포전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 3월 30일 국회 간담회실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 의원 주재로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 농민이 한데 모여 대응책을 모색했다.  김흥진 기자

2017년산 마늘 수확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마늘 주산지인 제주에선 예년 같으면 마무리됐을 포전매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늘 유통은 포전거래가 주이기에 마늘 농가들의 걱정은 커져가고 있는 상황. 이에 지난 3월 30일 국회 간담회실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 의원 주재로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 농민이 한데 모여 ‘2017년산 마늘 가격전망과 대책’ 긴급 간담회를 갖고 대응책을 모색, 농협의 생산안정제 사업으로 1만2000톤을 수매키로 했다.

마늘 가격안정과 대책 간담회
작년보다 재배 면적 늘고 재고량 많아 거래 난항 
수확 전 빠른 대책… 위성곤 의원 "큰 도움 될 것" 


▲포전거래가 이뤄지지 않아=지난해 3월엔 제주 지역에서 마늘 포전거래가 3.3㎡당 1만8000원에서 2만원선에 이뤄졌으나 올해의 경우엔 전년보다 하락된 가격에도 포전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농가들의 걱정이 컸다.

포전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2016년산 재고량이 그 전년에 비해 많아졌다는 점과 더불어 2017년산 재배 면적이 증가해 산지유통인들이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3월말 현재 2016년산 재고량은 2만4625톤으로 지난해 2만714톤보다 4000톤 가까이 증가했고, 2017년산 재배 면적도 지난해 2만759ha보다 늘어난 2만2220ha로 추정됐다.

송성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양념채소관측팀장은 “포전거래 부진 이유를 분석해 봤는데 지난해 김장철에 김장을 많이 하지 않아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무엇보다 소비 부진 영향이 커 재고가 많아졌다. 여기에 지난해 산지 가격이 높았기에 농가 기대 심리도 커 포전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1만2000톤 수매로 숨통 트여=포전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자 위성곤 의원은 각계 관계자들을 불러  긴급 간담회를 갖고 대응책을 내놨다.

간담회 자리엔 김철순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 오창호 제주도청 식품원예특작과장, 유병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급관리처장, 송성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양념채소관측팀장, 서현 농협경제지주 채소수급단장,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 오창용 대정읍 일과1리 이장(마늘생산농가) 등이 참석해 머리를 맞대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농협의 생산안정제 사업으로 1만2000톤을 수매키로 합의가 이뤄졌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마늘이 3만톤 정도 되기에 1만2000톤 수매가 이뤄지면 포전거래가 안 이뤄져 막혔던 마늘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산으로 상시 비축물량이 갖춰져 TRQ(저율관세할당) 등 수입물량도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간담회에 생산자 대표로 참석한 이창철 조합장과 오창용 이장도 1만2000톤 수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마늘농가에 1만2000톤 수매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이날 간담회에선 저장창고, 인력 문제, 수매 운송비용, 종자 개량 등 중장기 대책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위성곤 의원은 “주말마다 현장에 내려가면 포전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마늘 농가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들었다. 이에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판단해 간담회를 갖게 됐고, 마늘과 관련된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생산안정제를 통해 1만2000톤 수매라는 결실이 맺어졌다”며 “마늘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중장기 대책도 머리를 맞대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미 있었던 긴급 간담회=이번 긴급 간담회가 의미 있게 진행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늘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이 참석해 농가들이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도출해냈기 때문. 특히 기존 수확 이후 현상이 나타나야 부랴부랴 나왔던 대책과 달리 수확기 두 달 전에 대응책이 나와 시의 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타 품목에서도 이번 간담회를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창용 이장은 “오늘 마늘 농가 입장에서는 좋은 결과물을 안고 내려가게 됐는데 양파 등 다른 품목에서도 수확기 이전 간담회 등을 통해 좋은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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