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 등 가축질병이 발생할 때마다 축산 현장에서 방역을 위해 사용하는 소독제 효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AI와 구제역 상황에서도 마찬가지. 이같이 소독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곳이 동물약품 제조·유통 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동물약품협회다. 곽형근 동물약품협회장은 최근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소독제 효능 논란을 지켜보며 가졌던 생각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곽형근 회장은 “효능 논란이 됐던 업체들은 대부분 소규모 회사들로, 협회 회원사들은 극히 일부”라면서 “업계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는 있지만 소독제 효능 논란이 협회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목소리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 회장은 대기업의 예를 들면서 “대기업의 경우에도 작은 부분의 실수가 기업의 도덕성, 윤리성 문제로 확대되는 만큼 협회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협회 차원에서 자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곽형근 회장은 하지만 축산 현장에서도 소독제에 대해서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곽 회장은 “소독제는 하나의 방역수단으로 사용해야지, 만능이 아니다”라며 “축산 현장에서는 소독제만 살포하면 방역에 대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줄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우려했다. 소독제는 질병 바이러스를 줄여주는 것이지 멸균 개념이 아니라는 것.

곽 회장은 이어 “소독 전에 축사 내부 유기물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런 사전 작업을 하는 곳이 거의 없고, 또 소독 후에는 충분한 작용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서 소독제 효과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동물약품협회는 앞으로 축산 현장에서 소독제의 용도와 사용 방법 등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홍보 활동을 활발하게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소독제 살포 효과, 작용 시간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곽형근 회장은 “차량에 소독제를 살포했을 때 바이러스가 얼마나 죽는지, 우리나라의 낮은 기온에서 어떻게 소독제를 사용하고 현장에서 몇 분이나 소독제에 접촉했을 때 바이러스가 사멸하게 되는지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동물약품협회가 이러한 연구에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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