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미국에서 수입된 쌀과 포대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납 성분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됨에 따라 유통판매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고 밝혀 검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수입해 전량 창고에 보관 중이던 미국산 현미 1만5000톤과 포대를 수거, 중금속 함유량을 검사한 결과 쌀포대(검사 시료 6건)에서는 기준치(국내 기준치 100ppm)를 훨씬 밑도는 평균 3.43ppm의 납이 나왔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쌀(검사시료 6건)자체에서는 평균 0.5ppm의 납 성분이 검출됐으나 이는 국산쌀(백미 기준)의 일반적 납 검출치(0.1∼0.5ppm)와 비슷한 것으로 적합한 수준이라는 것이 식약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식약청의 이런 검사 결과가 얼마나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에 대한 납 성분의 정밀검사 결과는 2주 이상 걸려야 나오지만 이번 미국산 쌀의 경우 농림부의 요청에 의해 조기에 결과를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더욱 문제는 일본의 경우 미국에서 수입한 쌀을 담은 포대에서 허용치를 초과하는 납 성분이 발견돼 유통을 전면 중단한 것을 아직 해제하지 않은 상황인데 우리는 너무 쉽게 결정했다는 점이다. 특히 수입쌀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농림부나 농수산 유통공사의 담당자들이 쌀 포장 용기의 납 성분 검출 국내 기준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선 식약청의 검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 에 없는 것도 또한 문제다. 때문에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우리 정부가 스스로 백기를 들지 않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산 쌀의 수입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1년도 의무수입물량인 최소시장접근(MMA) 쌀 14만2,520톤 가운데 미국산 쌀은 처음으로 3만톤이 수입됐지만 미국의 쌀 개방압력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고, 국내 쌀 시장에서 미국산 쌀의 점유율도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가공용 쌀이라 국내 쌀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고품질 식용쌀이 수입될 경우 상황은 다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식약청은 국내에 처음 들어온 미국산 쌀에 대한 정밀검사를 했는지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한점 의혹없이 밝혀야 한다. 수입쌀을 소비하는 쌀 가공업체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쌀포대에서 허용기준 이하의 납이 검출됐어도 수입쌀로 만든 식품을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납 성분이 검출된 미국산 쌀을 유통시켜 소비자들의 불안을 야기 시키는 것 보다 전량 폐기 처분하는 것도 국익에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