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읍 지역 마을회, JDC 지원 목재파쇄기 "관리 어렵다" 반값에 팔아


JDC "지원마을 전수조사"  

제주지역 한 농촌마을에서 공공기관으로부터 구매비용을 지원 받아 구입한 농기계를 마을 주민에게 재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읍지역 한 마을회가 지난 16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지난 2015년 말 지원 받은 목재파쇄기 1대를 주민 대상 공개 입찰을 통해 매각했다.

낙찰된 목재파쇄기는 지난해 1년 동안 사용한 기계로 주민 A씨는 현 시세 기준 약 50% 수준인 약 450여만원에 낙찰 받았다. 하지만 해당 파쇄기는 JDC 공모사업을 통해 농촌지역 일손부족 해소 및 영농지원과 농가 소득 증대 차원에서 지원된 것으로 당초 지원 목적과 달리 처분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마을회와 JDC간 농기계 구입비용 지원에 따른 이행협약서 등에 따르면 지원 받은 농기계는 매매나 증여, 장기 임대 등을 할 수 없고 사업 취지에 부합되지 않게 사용할 경우 지원 금액 전액은 환수 조치된다.

한 지역주민은 “파쇄기가 없는 영세 농민들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지원한 농기계를 경매로 처분해 현금화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라며 “지원 받아 노후화돼 경매를 한다면 이해하겠지만 새 것이나 다름없는 기계를 파는 것이 소위 카드깡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JDC는 이에 올해 상반기 중 농기계 지원 마을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 목적 외 사용 농기계에 대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JDC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에 공모 지원된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벌일 예정”이라며 “이번 문제가 된 해당 마을에 대해서도 확인을 벌여 환수조치 또는 경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을회 관계자는 “JDC에서 지원 받은 목재파쇄기를 보관할 장소도 없고 관리비만 들어가는 등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워 처분하려 했다”며 “당초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낙찰 받은 주민과 상의해 경매를 원천 무효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종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지원은 무조건 받고 보자는 식의 일부의 잘못된 행동이 일반인들의 농촌 지원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만들고 있다”며 “농업·농촌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농민 스스로가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