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동배추 저장량이 크게 증가해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저장된 월동배추 모습.

2017년산 월동배추 저장량이 지난해와 평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면서 출하자들의 적기 출하가 요구되고 있다. 자칫 가격 인상을 기대하면서 출하를 미룰 경우 시설 봄배추 출하물량과 맞물린다면 가격 폭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아청과 2017년산 전수조사   
13일 기준 전년비 24% 증가
5년 평균치보다 14% 많아


대아청과는 최근 2017년산 월동배추 저장량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3월 13일 현재 월동배추 저장량은 5톤 트럭, 10톤 적재 기준으로 약 9215대로 지난해 7426대에 비해 24%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5년 가운데 2015년 9733대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것이며, 5년 평균 8046대에 비해서도 14%가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월동배추 저장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가격 하락이 우려돼 적기 출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대아청과 측은 “해남 지역의 습해 피해로 월동배추가 피해를 입어 산지의 시세 기대치가 높게 형성됐다”며 “그러나 저장량이 많아 시세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향후 합리적 출하시기 판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아청과는 경매사들을 통해 산지에 적정 출하 유도를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대아청과의 전수조사 결과 발표 이후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수조사 발표 전인 3월 9일에는 10kg 망대 상품 기준으로 8411원이던 배추 가격은 11일 8692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수조사 발표일인 13일에는 8537원, 15일 7959원, 16일 7317원으로 하락하고 있다.

당장 배추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사실은 앞으로가 더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가격 인상 기대 심리를 갖고 출하를 미룬다면 시설 봄배추 출하물량과 맞물릴 경우 가격 폭락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시설 봄배추 생산면적이 시세가 높게 형성된 이유로 전년 대비 27%, 평년 대비 10%가 증가한 631ha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겨울배추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정식시기로 평년보다 앞 당겨 진 것은 물론 산지의 기상 상황이 좋아 초기 작황이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시설 봄배추 물량도 늘어나고, 출하시기도 다소 이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중순부터 출하되는 시설 봄배추 물량과 맞물릴 경우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배추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아청과의 전수조사 발표 이후 당장 도매시장 가격이 하락했다. 지금 저장물량과 소비량에 비하면 가격이 조금 높은 것이 사실이다”며 “올해 시설 봄배추 물량도 평년보다 조금 일찍 나오고 물량도 많다는 점에서 월동배추를 더 갖고 있기 보다는 출하시기를 조절해 적정 시세가 나오도록 출하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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