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농업인의 날(11월 11일)행사에 한농연, 전농 등 농민단체들이 불참하겠다는 소식이다. 450만 농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자축하는 농업인의 날 행사가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기에 급급한 농협중앙회에서 개최될 수 있느냐는 것이 불참의 큰 이유다.쌀값폭락으로 인한 불안심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불구, 농협중앙회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반농민적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농민들의 불만이 행사 불참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농업인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농민단체들의 주장이다. 현 농촌의 여건과 농협의 행태를 볼때 농민단체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농업인의 날은 국민의 식량을 공급하고 전통문화를 보전하며 균형있는 지역발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농업·농촌의 미래상을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다. 농업·농촌의 중요성과 가치가 제대로 실천되고 현실로 이뤄져야 한다는 농민들의 공감대 속에서 농업인의 날이 제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농업인의 날 행사를 음미하고 현실로 만끽하기엔 쌀값 안정 등 해결해야 할 당면한 농정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해 농업인의 날 행사에서도 한농연 등 일부 농민단체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농협이 부실채권 회수 명목으로 빚독촉에 물불을 안 가리는 신용정보회사와 계약을 맺어 농민들을 자살로까지 몰고 간 상황을 목격한 농민들은 농업인의 날 행사를 한가롭게 즐길만한 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농민들의 정서가 올해도 나타나고 있는 것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농가부채 문제에 이어 올해는 쌀값 안정이 최대 현안이다. 정부가 쌀값 폭락에 대한 핵심 대책이라고 발표한 400만석 시가매입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매입시기와 매입가격 결정을 고의적으로 늦추고 있어 조합원들과 회원조합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런 행위는 농민 조합원들의 권익을 보장한다는 협동조합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농협중앙회는 이제라도 일선 현장 농민들의 정서를 정확히 직시하고 쌀값 안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농협중앙회의 이중적인 행태에 치를 떨고 있는 농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농민단체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 쌀 매입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농업인의 날 행사가 진정한 농민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농정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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