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다수 합의로 선거 앞당긴 덕에 ‘소비 활성화’ 불씨
이전과 달리 농산물 출하 한창인 5월에 치러 기대감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과 함께 두 달 남짓 되는 선거철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철은 예년 선거철과 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매번 선거철, 그중에서도 규모가 큰 선거철마다 재현되던 물가 조절책보다는 소비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선거철엔 소비와 가격 모두 좋지 않은 경우가 주를 이뤘다. 정부에선 물가 조절에 들어가고, 행사도 급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철은 이와 달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우선 이번 선거철은 예년과 달리 소비력이 늘어날 요인이 클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 다수의 합의하에 선거를 앞당겨 이뤄낸 측면이 있어 소비력이 늘어날 밑거름은 구축돼 있다는 것. 또한 대통령 선거철이 겨울철 본격화됐던 예년 대선과 달리 올해는 4월부터 5월초까지가 대통령 선거철이 될 것으로 보여 소비 불씨를 당길 수 있는 4월 나들이 행사와 5월 초 가정의달 수요와 맞물린다.

물가 조절보다는 소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당위성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기도 하다. 지난겨울 평년 이상의 기온으로 현재 농산물 시장에 출하물량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고, 이에 반해 시세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불황에 사드발 중국 관계 악화, 이로 인한 중국 관광객 급감,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농산물 소비 감소 현실화, 축산 질병 창궐 등 최근 농산물 시장에 펼쳐지고 있는 상황도 소비 활성화의 필요성을 불러오고 있다.

더욱이 대통령 직선제 이후 치러진 지난 30년 동안의 대선이 모두 농산물 생산량이 많지 않은 12월에 치러졌지만 올해 대선의 경우 물량이 한창 불어날 5월에 치러지는 것도 물가 조절보다는 소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주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맞물려 작황 호조로 품위가 좋은 물량이 농산물 시장의 주를 이뤄 이를 집중적으로 알릴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락시장의 고길석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이제 본격적인 물량이 나오고 있는 참외 산지를 지난주에 다녀왔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며 “선거철엔 매번 가격도 안 좋고 소비도 되지 않는 측면이 강했는데 겨울철 날씨가 좋아 물량이 많은 이번 선거철도 그럴 경우 농산물 생산·유통 현장에서 겪어야 할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그는 “이번 선거철에는 소비 진작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올해 작황 호조로 대다수 품목의 품위가 좋아 이를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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