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위험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8일 족제비를 대상으로 진행한 H5N6형 AI 바이러스(음성, 진천주)의 인체 감염 위험성 실험 결과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립보건연구원 실험동물 3등급 생물안전 실험실에서 바이러스 감염에 필요한 수용체 분포가 사람의 호흡기와 유사한 족제비를 대상으로 AI 바이러스를 직접 감염시켰다. 이 결과 족제비에서 체온변화나 체중감소, 콧물이나 재채기 등의 호흡기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 기관지나 폐 등의 장기에서 바이러스 감염 양상이 매우 약해 국내에서 유행하는 H5N6형 AI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낮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H5N6형 AI 바이러스의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될 위험성’을 실험하기 위해 전파전용 케이지에 합사해 감염 전파력을 분석한 결과, 공기뿐만 아니라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밖에도 국내에서 확인된 H5N8형과 H7N9형 AI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도 진행했다. 분석 결과 해당 바이러스는 지난 2014년 족제비 감염실험에서 저병원성으로 확인된 H5N8형 AI 바이러스(고창주)와 인체감염 위험성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 및 아미노산이 동일했다. 또 야생철새 분변에서 확인된 H7N9형 AI 바이러스의 경우 중국에서 보고된 인체감염 분리주와 유전자 계통이 다르고, 주요 변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실험 결과를 통해 국내에서 유행하는 H5N6, H5N8, H7N9형 AI 바이러스가 조류에서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성이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AI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하는 것이 특징인 까닭에 AI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 및 인체 감염 위험성 증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앞으로도 국내외 관련 기관과 협력을 통해 유행하는 AI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중국 같은 인체감염사례가 발생한 국가로 여행 시 가금류시장, 재래시장, 야생철새 도래지 등의 조류와 접촉이 예상되는 장소를 가급적 방문하지 말아 달라”고 권고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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