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쟁점은 농수산업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농해수위만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는 농정과제들도 많다. 그 중 하나가 ‘농어촌 복지’다. 소관부처가 보건복지부여서 보건복지위원회가 안건으로 다뤄줘야 풀릴 문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도 마찬가지다. 정무위원회가 외면하면 청탁금지법을 개정하기 힘들다. 농업계가 농해수위 외 상임위에도 촉각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제20대 국회 2년차, 타 상임위에서 언급된 농정이슈는 무엇이 있을까? 보건복지위원회부터 시작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 간호사 추가 확보, 순환 파견 추진
산부인과 확충 관련 ‘보건복지증진특별법’도 개정돼야


보건복지위가 관심을 두고 농정과제, ‘농어촌 의료’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서울 도봉갑) 의원은 ‘취약지 응급의료기관 간호사 파견제도’를 물었고, 강석진 자유한국당(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산부인과 병원 확대’를 요구했다. 모두가 농어촌 지역의 의료서비스가 미흡하다는 공감대에서 나온 주장들이다.

우선, ‘농어촌 응급의료기관 간호사 파견제도’. 2015년 응급의료기관 평가결과, 법정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군 지역 응급의료기관 중 68%가 간호인력 기준(응급실 전담간호사 5명) 미만인 곳으로 나타났다. 적정응급의료를 위한 필수인력인 응급실 전담간호사가 농어촌 응급의료기관에는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것. 그래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농어촌 응급의료기관의 간호사 인력난해소를 위해 ‘취약지 응급의료기관 간호사 파견제도’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권역 거점병원인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실 근무 간호사를 추가확보하고, 응급실 간호사 일부를 인근 농어촌 응급실에 순환 파견하는 시범사업을 2017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과 지방간 응급의료센터 간호인력의 양극화가 심해 거점병원 조차 간호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인 의원의 지적이다.

인 의원은 “농어촌 응급의료기관의 간호사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강석진 자유한국당(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농어촌 지역에 산부인과 병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판했다. 2016년말 기준 분만 취약지역(60분내 분만의료 이용률이 30% 미만이고, 60분내 분만 가능 의료기관 접근 불가능한 가임여성 비율이 30% 이상인 지역)은 총 34곳이다. 이 중 영천시만 빼면 전부 군 지역이다. 분만 취약지역이 대부분 농어촌 지역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강 의원은 “농업인들이 산부인과를 가려면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손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도 있다”며 “의료취약지역은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의 주장은 19대 국회 때도 제기됐었다. 당시 김춘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농어촌 지역에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확충하는 내용의 ‘농어촌주민의 보건복지증진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지만, 19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사장됐다. 20대 국회에서 재검토해 봐야 할 법안이기도 하다.

보건복지위에는 농어촌 의료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한 관련법도 세 건 제출돼 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경기 안산상록을) 의원과 전혜숙 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갑) 의원이 각각 국회에 내놓은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김 의원의 안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역의 주민들에게 의료지원을 하려는 기관이나 단체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전 의원의 안은 ‘공중보건약사 제도 신설’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료취약지역의 약사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엄용수 자유한국당(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는데, ‘국가와 지자체는 농어촌 지역 등 의료취약지역에서 응급의료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의료기관에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와 ‘의료취약지역을 관할하는 지자체는 보건소에 응급의료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을 개정안에 새로 넣었다. 이들은 20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가 우선순위로 챙겨볼 법안이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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