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가격이 심상치 않다. 올 봄 20만원을 넘어가던 산지 돼지가격이 이달 들어 14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어 양돈농가의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돼지가격 하락의 주 요인은 9월 1일 현재 돼지 사육두수가 876만7000두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여름이후 출하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추석이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돼지가격 하락추세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돼지값 폭락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물론 농림부는 산지돼지가격이 경영비 이하인 두당 14만1000원 이하로 하락하면 민간 육가공업체에 비축자금을 지원해 생산비 수준(15만2000원)으로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적코자 하는 것은 정부가 이런 대책을 마련, 시장 개입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자단체, 양돈농가, 관련 업계 등 양돈업계 모두가 자율적으로 불황극복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돼지가격안정을 위한 정부의 시장 개입이 단기적으로는 실효를 거뒀지만 오히려 불황의 늪을 길게 가져온 결과가 많았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양돈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돈농가들의 자율적인 불량 모돈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돼지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양돈협회를 중심으로 모돈 감축을 결의했지만 실효를 얻지 못했다. 자신들만 살겠다는 이기주의적 생각으로 농민들이 모돈 감축을 기피, 더 큰 불이익을 당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양돈농가들은 불량 모돈을 도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돼지고기 소비촉진에 전 양돈업계가 나서야 불황을 타개할 수 있다. 단발성 돼지고기 소비촉진 캠페인만으로 안된다.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돼지고기 소비촉진 캠페인을 추진해야 한다. 최근 대한양돈협회가 양돈농가의 자조금을 갹출, 돈육소비 촉진에 나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비 인기 부위인 안·등심, 뒷다리살의 소비촉진을 위해 소비홍보 포스터 3만7000부를 제작해 전국의 식육판매점에 배포, 부착하는가 하면 TV 광고 홍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료 및 동물약품업계도 무임승차해서는 안 된다. 돼지가격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구제역 청정국 인증이후 대일 수출재개를 서둘러야 한다. 양돈산업의 항구적인 발전을 위한 돈육수출 활성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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