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채류·채소류 출하량 크게 늘면서 시세 하락세로

춥지 않았던 지난겨울 여파가 봄철 농산물 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지난겨울 본격적인 생육기를 보냈던 과채류와 채소류의 경우 평년을 웃도는 따뜻한 겨울 날씨 후폭풍으로 3월 현재 시장 출하량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7일간(일요일 제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된 과채류와 채소류 출하 물동량을 보면 평년값의 구간이 되는 2012~2016년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농산물이 올봄 시장에 출하되고 있다.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시세는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평년값 100p기준 과채류와 열매채소류의 3월 둘째 주 현재 가격 표준지수는 70p 중반대에 걸쳐 있다. 평년 시세의 70% 수준밖에 되지 않고 고추류 등 평년의 절반에도 시세가 미치지 못하는 품목도 많다.

시장 소비력을 받쳐줄 여건도 좋지 못하다. 경기불황에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어수선한 시국 상황, 이로 인한 선거철 돌입, 청탁금지법 피해 현실화, 악화된 중국 관계 등 소비력에 악재가 되는 요인들이 많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수입산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봄철 대표적인 수입 품목이자 국내 과채류와 경쟁 관계에 놓여있는 칠레 포도의 경우 산지 작황 호조로 지난해보다 3주 정도 빠른 2월 말부터 국내 시장에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등 수입 물량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통 종사자들은 그나마 고품위 물량은 시장에서 높은 가격대가 나오고 있어 선별 출하와 함께 비품 출하 자제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분산출하 및 소비대책 등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래저래 봄철 농산물 시장은 봄이 왔지만 봄이 오지 않았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그 자체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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