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경작지 등에서 잡풀을 태우던 농민들이 화재로 잇따라 숨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6일 오후 4시께 연천군 고문리 한탄강 인근의 밭에서 김모(81)씨가 화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자신의 밭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잡풀을 태우고 있었다. 경찰은 강한 바람으로 번진 불길이 김씨를 덮친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4일 낮 12시30분께에도 연천군 한탄강변에서 농사를 위해 잡풀을 태우던 봉모(8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봉씨 역시 갑자기 커진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오후 2시께에도 화성시 향남읍에서 밭을 태우던 A(6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아내와 함께 밭을 태우던 중 인근 갈대밭으로 불길이 번지자 진화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오전 8시10분께에는 양주시 마전동 한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났다. 불은 비닐하우스 2채와 내부 집기류 등을 태워 186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으며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1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비닐하우스 안에 아무도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기도 소방 관계자는 “봄철 건조한 날씨에 논과 밭에 불을 지르면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져 인명사고가 나거나 산불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경험이 많은 농민이라도 갑자기 불이 주변으로 번지면 불길과 연기에 순식간에 정신을 잃게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천·화성=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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