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흥군 포두면에서 마늘파종 기계화에 성공한 송종근 씨가 흡족한 모습으로 자신이 재배한 마늘을 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손으로 육쪽 마늘을 심었을 땐 생산비를 제외하고 실제로 제가 먹을 수 있는 건 1쪽 수준이었는데 기계화를 한 뒤로 3~4쪽이 제 소득이 됐어요”

10년 마늘농사 기계화로 돌파구…고흥군 포두면 송종근 씨

인건비 비싼데 그나마 품귀
작업시기 놓치기 일쑤
기계파종으로 걱정 덜어
줄기 곧게 자라 품질도 우수

기계화 도입 전 철저한 준비를
토질 좋은 땅·재배법 공부 필수


고흥군 포두면에서 10년째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송종근 씨는 마늘재배 기계화의 효율성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지난해 잦은 비로 평년보다 파종시기가 늦었지만 송씨가 기계로 심은 마늘은 90%에 육박하는 파종률과 최상의 생육상태를 자랑했다.

송 씨가 사용한 마늘 줄 파종기는 친환경 재질의 파종용 종이 줄에 마늘 종자가 일정하게 감싸져 있어서 이를 땅속으로 밀어 넣어 연속적으로 파종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일단 시범적으로 5000평에 마늘을 심었는데 기계화의 가장 큰 장점은 노동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인력 정식시 하루에 200평 가량을 파종했던 송 씨는 기계화를 통해 그 10배인 2000평을 하루에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인력난으로 인건비가 하늘 높이 치솟은 데다 이마저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효과는 기존의 10배 그 이상이라고 말한다. 인력수급이 어렵다 보니 적절한 작업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은데 기계로 일을 하면서 원하는 날에 작업이 가능해 상품성 향상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마늘을 감싸는 랩핑 종이에 살균제와 살충제가 함유돼 있어 별도로 종자를 소독하는 시간은 물론 소독비용도 절감이 된다. 또 랩핑한 종자는 약 한달 간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계로 미리 종자를 랩핑하는 작업을 해놓으면 노동력을 한꺼번에 쏟지 않고 분산적으로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기계화 파종 시 줄기 모양이 삐뚤어지게 나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송씨의 마늘은 뿌리와 줄기도 곧게 자라 상품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송씨는 기계파종 시 손으로 심을 때보다 지력이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토질이 좋은 땅을 선택해야하며, 종자에 들어간 비용만큼 퇴비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자신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오히려 인력으로 심었을 때보다 무게가 크기가 더 크고 상품성이 뛰어나 인력정식과 비슷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송씨는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무작정 뛰어 들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마늘이 벼에 비해 5~6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작목이지만 마늘 농사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 토질 좋은 땅, 마늘을 저장할 창고 등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200%~300%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 마늘입니다.”

또 마늘가격이 조금 높다고 생산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입을 추진해 마늘 재배농가의 영농 의욕을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함께 피력했다.

송종근 씨는 “고령화에 젊은 사람들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은 하지 않으려고 하니 마늘농사도 언젠간 기계화 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노동력, 유통, 인건비 등의 어려움 때문에 면적확대가 더뎠지만 기계화를 통해 이런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김종은 기자 kimj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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