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관 입구에 자리잡은 동양물산기업의 부스에는 각국 바이어의 상담발길이 이어졌다.

올해로 77회를 맞은 ‘SIMA2017’(프랑스농기계전시회)이 42개국, 1770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파리 노르빌뺑뜨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는 ‘10년 후 농부 되기’라는 주제에 맞게 디지털, 로봇, 게놈, 생물경제 등의 분야에서 미래농업을 주도할 수 있는 다수의 혁신기술 및 기계가 소개됐다. 국내기업도 동양물산기업, 대동공업, LS엠트론이 단독부스를,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10개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관’을 운영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SIMA2017’ 참관기를 간추렸다.


#미래를 내다보는 혁신기술 망라

‘10년 후 농부되기’ 주제로
디지털기술 등 핵심 기술 선보여
무인작업 트랙터 등 눈길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농업 및 농업기계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예측해보는 세계적인 농업기계 및 축산장비 전시회가 개최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이 클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하지만 고령화와 노동력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농업의 현실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10년 후 농부 되기’를 주제로 열린 ‘SIMA2017’은 전 세계적인 농업기계 및 기술의 마케팅현장이면서 미래농업을 주도해나갈 혁신기술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SIMA2017’에는 42개국, 1770개 기업이 제품을 전시했으며 EU(유럽연합),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등 140여 국가의 바이어들과 23만2000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전시기간동안 다양한 국제행사도 열렸는데 개막일에 개최된 ‘아프리카 농업기계화를 위한 컨퍼런스(학술회의)’가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는 아프리카 각국의 농업장관, UN식량농업기구 관계자들이 참여해 개발도상국 농업기계화 및 농업개발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마틴 데그로몽(Martine DEGREMONT) SIMA조직위원장은 “SIMA는 전 세계의 전시업체와 딜러들의 효율적 비즈니스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며 “전시회 자체가 현재 농업이 직면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국제포럼, 아프리칸 서미트(아프리카 농업기계화 컨퍼런스), 딜러스 데이팅(각국의 농기계유통인들이 참여하는 세미나) 등을 통해 활발한 교류와 만남을 촉진했다”고 전했다.
 

▲SIMA혁신상을 수상한 무인트랙터. 운전석이 아예 없다.

특히 SIMA가 지향하는 것은 혁신이다. 이번에도 ‘10년 후 농부 되기’를 주제로 4가지 핵심영역에서 혁신에 초점을 두고 준비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즉, ‘디지털기술(농업 및 농기계와 ICT의 융·복합)’, ‘로보틱스(로봇기술의 농업분야 적용)’, ‘생태경제학’(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경제모델), ‘유전학’(빅 데이터를 활용한 동물선택)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혁신기술을 전시했다는 것이다.

이중 눈에 띠는 혁신기술은 ‘SIMA이노베이션(혁신상)’에 출품해 금상을 수상한 프랑스 MICHELIN(미쉐린)사의 ‘EVOBIB(에보빕) 타이어’와 스웨덴 TRELLEBORG(트렐레보그)사의 ‘TRELLEBORG VIP 시스템’이다. ‘에보빕’은 작업 시 토양을 보전하면서 도로주행 성능을 향상시킨 농업용 타이어다. ‘트렐레보그 VIP 시스템’ 역시 타이어의 공기압이 자동으로 조정돼 토양을 보호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로 돋보인 것은 무인작업트랙터다. Case IH(케이스)사가 출품한 ‘Autonomous Magnum’(오토노모우스 매그넘)은 컴퓨터 등을 이용해 원격으로 농작업을 감독할 수 있는 무인작업트랙터다. 이 트랙터는 운전석이 아예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프랑스의 밭작물연구소에 출품한 ‘Tameo(타메오)’는 기상을 관측해 실시간으로 작물을 관리하면서 수익성 등도 예측하는 디지털기술이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의 특징과 관련, 윤여두 동양물산기업 부회장은 “대학(서울대)에서 농기계를 접한 후 함께한 세월이 50년”이라며 “지금까지는 인간의 근육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농기계가 발전해왔다면 앞으로는 두뇌를 대체하는 농기계시대로 갈 것이고, 그런 기술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10개 기업이 참가한 한국관에서도 수출상담이 활발히 진행됐다.

#한국기업들도 판촉전 활발

국내 13개 기업 참가
유럽시장 동향 파악 등 분주
“정부·업계 체계적 대응을”


‘SIMA2017’에는 13개 국내기업이 참가해 수출확대를 위한 판촉 및 유럽시장 동향파악 등에 나섰다. 이중 동양물산기업, 대동공업, LS엠트론은 단독부스로 참가했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10개 회원사와 함께 한국관을 구성해 유럽시장을 공략했다. 또한 세계농기계시장의 흐름과 기술변화 등을 파악코자 방문한 산업체 관계자 및 연구자, 공무원 등도 상당수였다.

가장 눈에 띤 부스는 동양물산기업. ‘SIMA2015’가 끝난 직후부터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는 동양물산기업은 4관 입구에 550㎡의 대형부스를 준비했다. 여기에 TYM(동양물산기업)브랜드 및 국제종합기계의 해외브랜드인 BRANSON(브랜슨) 트랙터, 관계회사인 GMT가 생산하는 다양한 기종의 농기계를 전시했다. 아울러 전문모델을 내세워 판촉전을 펼쳤는데, 바이어 뿐만 아니라 일반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유럽 내에 ‘TYM’이란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황보경 동양물산기업 해외마케팅팀 차장은 “19마력부터 130마력까지의 다양한 트랙터를 출품했다”면서 “유럽시장이 위축돼 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TYM’에 대한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LS엠트론의 경우 25마력, 68마력, 73마력, 102마력 등 다양한 트랙터를 출품했으며 대동공업은 수출브랜드인 ‘KIOTI’란 이름으로 현지법인이 참가했다. 대동공업이 각종 트랙터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 제품은 국내에 이미 출시된 전기운반차. 김재식 KIOTI 유럽법인장은 “유럽 3대 전시회인 SIMA에 참가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큰 영향을 받는다”며 출품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기계 종주국을 자부하는 유럽은 환경규제 등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존재한다”며 “대동공업의 경우 네덜란드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사후관리 여건 및 부품적기 공급률 등이 개선됐고, 친환경엔진인 ‘TIER-4’를 장착해 경쟁력이 높아진 것을 바탕으로 수출물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의 기업들 역시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출을 통한 활로모색에 최선을 다했다. 이들 업체들은 전시 1~2일차 실적이 부진하자 “대형농축산기계 및 장비가 주류인 SIMA와는 맞지 않은 것 같다”며 의기소침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3~4일차에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수출상담 및 판매성과가 나오자 다함께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고, 서로 독려하는 훈훈한 모습도 연출했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보행관리기를 전시한 아세아텍. 김선일 아세아텍 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사전예약도 없었는데 관람객 및 각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 놀라고 있다. 기계의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는 반응이 많다”면서 “3일차까지 가계약을 포함해 구체적 상담이 진행된 것이 40건이 넘고, 구매예약도 8대가 넘는다”고 전했다. 현장에 전시해놓은 보행관리기는 알제리에서 1만2000여 그루의 나무와 2만여 마리의 양을 키운다는 농민이 구매를 했다. ‘코팅와이어’를 전시한 성창산업의 경우 과수나 시설원예용 시장을 보고 나왔는데 의외의 성과가 기대된다. 목장의 울타리용으로 제격이라는 현지반응이 나온 것. 한성규 성창산업 팀장은 “목장용 제품을 취급하는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제품의 사용처가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향후 판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SIMA 현장에서는 국내농기계 및 자재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및 업계 차원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원예용결속기를 갖고 나온 서상돈 병주농자재 과장은 “나라별로 농업상황과 수준, 마케팅 포인트가 다른데, 이런 정보를 중소기업 차원에서 세세하게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농기계수출을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해 국가별 농기계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수출기업들이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마틴 데그로몽(Martine DEGREMONT) SIMA조직위원장
“4차 산업혁명시대 농업기술 미리보기”

 

SIMA는 농업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보여준다. 전시관을 둘러보면 농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류가 처한 식량문제의 해결에 특정모델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량생산방식과 소규모생산방식이 공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농업이나 농기계와 관련된 기술도 다양하게 발전할 것이다. 특히 자동화와 로봇기술 등 더 많은 혁신기술들이 농업과 농기계의 발전을 선도할 것이다.

이번 주제가 ‘10년 후 농부 되기’인데, 10년 후 농부라는 직업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는 모든 나라 농민들의 고민이기 때문이다. ‘SIMA2017’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농업기술을 미리 볼 수 있다. 10년 후 농업에 필요한 기술과 해법을 제공하고 있는데, 전시장 6관에서 이노베이션(혁신)기술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SIMA혁신상’을 수상한 제품(기술)이 전시돼 있다. 데이터분석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농업기술, 무인트랙터, 농업용 로봇기술 등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혁신적 장비와 기술이다. 그 동안 ‘SIMA혁신상’을 받은 제품이 주로 트랙터였다면 올해는 ‘타이어’가 금상을 받았다. 트랙터 작업 시 무게를 자동으로 감지해서 토양손상을 최소화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적용한 것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농업기상이나 토양상태 등을 측정하는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는데, 디지털기술을 농업에 적용하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3관의 ‘스타트업’(Start-up, 벤처창업관)에서 디지털농업과 관련된 첨단기술, 젊은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농민들이나 기업들이 SIMA를 방문한다면 미래농업을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기술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관심과 참관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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