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과 함께 학교우유급식 계약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지난해 발생했던 원가 이하의 입찰 가격, 도서 산간 지역 학교우유급식 중단 등의 최저가 입찰제의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낙농업계에서는 학교우유급식의 합리적인 계약단가 형성과 도서 산간 지역단위 입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입찰가 260~430원 다양
지난해 150원 논란보다 올라
원가 436원에는 못미쳐
유업체 과열경쟁 가능성 상존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 ‘나라장터’에 올라온 올해 학교우유급식 입찰 가격(200ml 기준)은 최저 260원에서 최고 430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이는 지난해에 유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우유의 원가인 436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인 150원짜리 입찰이 발생해 저가 우유라는 비판을 받은 것과는 나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입찰 가격은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유업체 간 과열 경쟁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 낙농업계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원유 수급 상황이 지난해에 비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언론이나 국회에서 학교우유급식 최저가입찰제에 대한 문제제기와 입법 활동 등을 진행했기 때문에 대리점들이 과열 경쟁을 자제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저가·저품질 우유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낙농진흥회가 조사 공표한 원가에 준하는 합리적인 계약단가가 형성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생 수가 적은 도서 산간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대리점들이 입찰을 기피해 유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유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수 20~30명의 도서 산간 지역에 위치한 학교는 배달 거리가 멀고 납품 양이 적어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찰을 기피하고 있다.

이에 해당 지자체 교육청에서는 학생 수가 적은 학교 여러 곳을 지역 단위로 묶어 학교우유급식 입찰 공고를 내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들이 우유 입찰 단가를 낮추려 이를 악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유업체 관계자는 “20~30km의 거리를 소량의 우유만 배송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일정 학생수를 기준으로 정하고, 기준보다 이하인 학교들을 지역 단위로 묶어 입찰 공고를 하는 방안을 강제화하면 해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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